경제·금융

국내 미술경매 신기록 봇물

서울옥션 108회 행사 총낙찰금액 303억 "사상최대"<br>이우환 작품 16억에 팔려 국내 생존 작가중 최고가<br>워홀 '자화상'은 29억… 해외 작품으론 첫 10억 넘겨

앤디 워홀의 '자화상'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지난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옥션 108회 경매가 다시 미술 경매시장의 신기록을 쏟아냈다. 총 낙찰금액 303억 4,430만원으로 국내 단일 경매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세계 미술계 블루칩 작가들의 고가(高價) 작품이 대부분 낙찰돼 국내작가 중심으로 거래됐던 국내 미술계에 해외 작품도 충분히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킨 첫 경매이기도 했다. 또 국내 작품으로는 박수근ㆍ김환기 등 근현대 작가 작품에서 벗어나 이우환ㆍ김종학 등 동시대 작가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 옐로칩 작가, 블루칩 작가에 도전장 내밀어 천경자ㆍ박수근ㆍ김환기 등 이른바 블루칩 작가로 평가됐던 이들을 제치고 이우환의 작품 ‘선으로 부터’(1978년작)가 16억원에 낙찰되면서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낙찰가 16억원은 생존 국내 작가 가운데 최고 가격이다. 블루칩 작가의 대표주자였던 천경자의 ‘미인도’ 두 점은 모두 유찰됐으며 김환기의 ‘뉴욕 16-2-70’(1970년작)연작은 13억원에 낙찰돼 이우환의 뒤를 따랐다. 이우환과 함께 지금까지 옐로칩으로 평가받았던 김종학과 오치균의 강세도 계속됐다. 김종학의 ‘풍경’이 5억 7,000만원에 낙찰해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오치균의 작품 ‘길’도 5억원에 낙찰돼 역시 작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 해외작가 작품 대거 낙찰 이날 해외 작품으로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1928~1987, Andy Warhol)의 회화 ‘자화상’(1986년작)으로 29억원(수수료 미포함)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전체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물론 해외 작품으로 낙찰가 10억원을 넘긴 첫 작품으로 기록됐다. 이 작품은 자화상 중 마지막 작품으로 당초 29억~30억원의 추정가가 매겨졌으나, 이날 낮은 추정가에 낙찰됐다. 또 독일현대미술가 게르하르드 리히터(1932~, Gerhard Richter)의 1969년작 유화 ‘회색구름’(150.5×200.6㎝)이 2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서울옥션에서 거래된 해외 작품 중 최고가는 104회 경매에서 7억 4,000만원에 거래된 안젤름 키퍼의 2001년작 ‘식물의 은밀한 삶(The Secret Life of Plants)’이었다. 심미성 서울옥션 이사는 “국내 블루칩 작가들의 가격이 급등하자 지금까지 다소 부담감을 갖던 해외 작품들에 컬렉터들이 호의적으로 다가서기 시작한 정황이 나타났다”며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해외 경매시장에서 확실히 검증된 작가들이라면 가격이 비싸도 국내 경매 시장에서 흡수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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