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일 리커창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자격을 갖춘 국내외 기업과 해외 카드사들의 중국 내 은행과 업체 간 결제업무 시스템 구축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 결제는 카드사 업무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중국 정부는 금융 부문의 엄격한 통제를 통해 해외 카드사들의 중국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막아왔다. 국무원은 그러나 신용카드 업무를 언제부터 개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를 통한 은행 간 결제시장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002년 설립한 중국은련(차이나유니언페이)이 독점하고 있다. 해외여행객이나 거주하는 외국인이 비자·마스터 등 해외 카드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중국 은행 계좌와 연계된 해외 신용카드 발급은 불가능하다.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는 외국계 카드사 진출을 제한한 중국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결제 시스템이 국제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비자와 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해외 카드사들이 업계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해왔으며 중국의 신용카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중국의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1조8,400억위안(약 316조원)으로 전년 대비 61%나 성장했고 카드 발급 건수도 18% 늘어난 3억9,100만건에 달했다.
국무원은 신용카드 시장 개방의 초점을 소비촉진에 맞추며 이날 6대 소비확대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리 총리는 "소비는 경제성장의 중요 엔진이고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시장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율은 지난해 내수소비 진작책에 따라 53%로 높아졌지만 연 평균 40%에 그치고 있다.
국무원은 6대 소비확대 분야로 △모바일인터넷 확대 △녹색소비 촉진 △안정적인 주택 소비 △ 여행레저 소비의 업그레이드 △교육·문화·체육활동 소비 확대 △건강한 양로가정 소비 확대를 꼽았다. 리 총리는 "소비영역확대는 시민들의 생활소비 수준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하위층 간 괴리와 산업연결망 발전을 촉진해 전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