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정은 '찾아주셔서 감사' 응답… 김영남 6·15, 10·4선언 강조"

■이희호·현정은 귀경<br>김양건 통일선전부장 백화원 초대소서 배웅<br>순수한 조문 방문 불구 대북사업 의견교환 가능성

27일 오후3시께 4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 귀경심사대에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분 간격을 두고 들어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 방북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 여사와 현 회장의 얼굴은 환했다. 전날 잔뜩 긴장한 탓인지 굳었던 얼굴은 1박2일 방북 기간 동안 북측으로부터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조문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두 사람 모두 편안한 얼굴이었다. 조문단은 현 회장 일행이 오후3시10께 경기도 파주시 CIQ에 먼저 도착했다. 현 회장 일행은 취재진에 "평양을 출발하기 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찬을 같이 했다"며 "일반적 얘기만 했고 순수 조문 목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또 대북사업 논의 여부에 대해선 "조문 목적이었다.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고 전했고 "다만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를 떠나기 전 김정은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양건 통일선전부장을 만나 잠깐 인사를 나눴고 조문단을 배웅했다"며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대한 의견교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3시25께 이 여사 일행이 CIQ를 통해 입경했다. 이 여사 측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별도 면담 여부에 대해 "(조문을 위해) 약 40~50분간 기다렸다가 10분 정도 면담할 수 있었다"며 "나눈 얘기들은 일반적 대화로 국한된 순수한 조문"이라고 말했다. 조문에서 김 부위원장이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짧은 응답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조문단이 평양을 출발하기 전 이 여사와 현 회장은 북한 최고 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면담에서 "6ㆍ15 남북공동선언과 10ㆍ4선언을 강조하면서 잘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 여사는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선언이 계속 잘 이행되기를 바라며 저희 방문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답했다고 이 여사 측 대변인인 윤 사무총장이 전했다. 그러면서 이 여사와 김 상임위원장은 이번 조의 방문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시 북측이 조문단을 서울에 보내준 데 대해 서로 감사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방북 조문단은 당초 오전8시 평양을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상임위원장이 조찬을 제안하며 조문단과 면담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대외적으로 공식 직함이 북한의 수반이라는 점에서 조문단과의 조찬 등은 극진한 예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우리 정부의 대북 유화 조치에 대한 북한이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고권력자인 김 부위원장과 면담은 아니지만 김 상임위원장 면담 자체가 우리 정부에게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기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문단은 계획보다 2시간가량 늦은 오전11시 평양을 출발해 오후1시20분쯤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개성 도착 이후 현 회장 측은 개성공단 내에 현대아산 사무실에 머물렀고 이 여사측은 입주기업을 둘러보며 개성공단을 시찰했다. 이후 3시10분, 20분 전후로 각각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CIQ에 도착했다. 한편 전날 조문 과정에서 이 여사가 몇 마디 말을 건네자 이 여사에 비해 키가 큰 김 부위원장이 즉시 허리를 숙여 경청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등 깍듯하게 대했고 김 부위원장은 현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두 손으로 현 회장의 손을 감싸 쥐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현 회장과는 마주 선 채 20초가량 대화를 나누며 깍듯한 예우로 대했다. 북한은 특히 남측 조문단을 개성 관문인 북측 통행검사소에 리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내 맞이하는가 하면 북한을 찾은 최고위급 귀빈들이 묵는 백화원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