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효진의 '남자에게'] (2) 당신의 '애마'는 무엇입니까?


‘제네시스 디젤,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 1월 판매조건, 보배드림(중고차 사이트)…’


2일 오후, 한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싱글남 인기 검색어 순위에 자동차 관련 검색어가 10개 중 4개를 차지했다. 자동차가 남성들에게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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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 ‘명품백’이 있다면 남자들에게는 ‘자동차’가 있다. 과거 남자들의 교통수단은 ‘말’이었다. 윤기가 흐르는 털·탄탄한 근육으로 무장한 말은 그 시대의 잘 나가는 남자들이 사랑하는 ‘애마’였을 것이며 그들은 말을 통해 자기만족과 상대적 우월감을 느꼈을 것이다.

과거 말의 윤기가 흐르는 털과 탄탄한 근육은 현대에 와서 자동차의 브랜드·마력으로 변화했다. 자동차는 이제 남자들 사이에 과시의 ‘애마’가 되었다. 교통수단이 ‘말’에서 ‘자동차’가 되는동안 대한민국은 자동차 생산량 세계 5위의 자동차 대국이 되었고 고가의 자동차는 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어디에 가든 차종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자동차 사이에도 빈부의 격차가 생겼다.

하지만 이 빈부의 격차가 남자 사이에서는 세세할지 몰라도 여자에게는 수입차와 국산차 단 두 가지로 나뉜다. 남자가 보기에 명품백이 ‘거기서 거기’이듯 여자가 보기에도 차는 ‘거기서 거기’다. 가끔 남자들이 사지도 않을 올해 신차를 검색하고 이건 연비가 좋다느니 저건 연료를 많이 잡아먹는다느니 분석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겉모습만 보고 사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에 남자들은 아마도 겉모습만 보고 사는 명품백과 성능 모두 따져 사는 자동차는 차원이 다르다며 반기를 들 것이다. 여자의 ‘명품백’과 남자의 ‘자동차’는 영원히 이해 못하는 상대방의 로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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