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100만달러 보너스는 불발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이븐파 공동 24위에 머무는 바람에 올해의 선수 2위, 상금 2위, 평균타수 2위에서 변동이 없었고 100만달러 보너스가 걸린 '레이스 투 CME글로브'는 3위로 마쳤다. 특히 올해의 선수는 이 대회 전까지 3점 차로 추격하고 있던 터라 역전 불발이 더욱 아쉬웠다. '무관의 여왕'인 셈.
하지만 박인비는 지난달 말 5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아 '여제' 신분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 대회 1승(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시즌 3승으로 '박인비 시대'가 지지 않았음을 확인시켰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올 시즌 최다승. 지난해 메이저 3연승 대기록을 포함해 6승을 쓸어담은 뒤 후유증 없이 2년 연속 메이저 제패에 3승을 거뒀다는 자체로 찬사를 받을 만하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마친 뒤 "그린이 나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퍼트'를 자랑하는 그는 "나흘 중 오늘 가장 잘 쳤지만 퍼트를 32개나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인 28.98개보다 많았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잘해왔지만 많은 것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남겨두는 것이 내년 도약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를 정리하며 "결혼도 했고 원하던 목표도 다 이뤘다"며 "시즌 1위(CME글로브) 보너스를 내년에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새신부 박인비는 당분간 신혼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잠시 한국을 다녀오고서 12월 말부터 내년 시즌을 대비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 2위 루이스는 상금과 평균타수, 올해의 선수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건재를 과시했다. 2012년에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으나 당시에는 상금과 평균타수 부문 1위를 박인비에게 내줬던 루이스는 올해는 3관왕을 차지했다. 미국 선수가 이 세 부문을 독차지하기는 1993년 벳시 킹 이후 21년 만이다. 올해 미국 선수들은 루이스 외에도 제시카 코르다, 렉시 톰프슨 등이 강세를 보여 1999년 이후 최다인 13승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