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 美법원. 동반자 상처입힌 골퍼에 손해배상 판결

미국 뉴저지주 법원은 27일(한국시간) 멀리건을 외치지 않고 다시 샷을 했다가 동반자에게 신체적 손상을 입힌 골퍼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지난 94년 동반자의 예고없는 멀리건 샷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제프리 쉬크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은 『통상 골프는 위험에 신체를 노출시키는 운동이므로 골퍼 자신이 위험에 대처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사전 경고없는 멀리건 샷처럼 예상할 수 없는 샷은 골프 그 자체의 특성이 아니므로 그 결과를 빚은 원인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결국 볼을 잘못 쳐 쉬크에게 신체적인 손상을 준 존 페로리토는 쉬크의 치료비와 정신적 위자료 등을 모두 물어줘야 하게 됐다. 쉬크와 페로리토는 지난 94년 다른 2명의 플레이어와 함께 라운드에 나섰다. 서로 웃는 얼굴로 화기애애하게 라운드했지만 16번홀에서 원수로 돌변하고 말았다. 모두 티 샷을 마친 뒤 쉬크가 카트를 몰고 페어웨이로 가고 있을 때 페로리토가 아무런 말도 없이 멀리건 샷을 날렸으나 앞서나간 쉬크가 맞고 만 것. 캐디도 없고, 다른 동반자들은 모두 제 갈길이 바빴던 그 순간 페로리토의 샷을 말릴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또 볼이 날아가는 방향을 보고 쉬크에게 경고할 사람도 없었다. 결국 쉬크는 얼굴에 날아오는 골프볼을 맞고 말았다. 이후 이들은 라운드를 계속 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쉬크가 소송을 제기한 뒤 지난 5년여동안 마주치면 얼굴을 돌리는 원수가 됐다. 통상 골프 볼에 맞는 사고가 발생하면 맞은 사람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미국법원의 이같은 판결로 사전에 경고하지 않고 치는 멀리건 샷의 경우 샷을 한 골퍼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반자에 대한 예의, 골프의 에티켓쯤으로만 여겨졌던 「멀리건」을 친다고 양해를 구하는 소리가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중한 골프친구와 손해 배상을 두고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면 아예 멀리건을 치지 말든지, 아니면 목청껏 「멀리건」이라고 외치든지 해야 할 것 같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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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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