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발레 '심청'을 처음 봤는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주인공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뤄지나 봐요. 이번에 심청 역할을 맡게 돼 정말 기쁩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강미선(27ㆍ사진)씨는 11일 발레 '심청'에 캐스팅된 소감에 대해 "기분은 너무 좋은데 한편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시니어 솔리스트인 강씨는 오는 24~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진행되는 창작발레 '심청'의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문훈숙 단장은 평소 강씨를 가리켜 "미선이에게는 무슨 역할을 맡겨도 늘 안심이 된다"고 말할 정도다. 유니버설발레단에 소속된 70여명의 무용수 중에서 가장 기본기가 탄탄한 발레리나라는 게 안팎의 평가이기도 하다. 강씨는 "발레 '심청'은 단순한 무용이 아닌 한편의 드라마이기 때문에 감정 표현이 무척 중요하다"며 "모두들 알고 있는 심청 이야기를 책보다 더 감동적으로 들려주기 위해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깊이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레 심청은 무용수만 70명이 넘게 무대에 오르고 대형 세트가 제작되는 블록버스터 발레로 6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며 "창작 발레 중 '라바야데르'와 더불어 쉽게 공연하기 어려운 대작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2002년 발레단에 입단한 강씨는 그 동안 '호두까기 인형'의 클라라, '오네긴'의 타티아나, '라바야데르'의 감자티 등의 역할로 큰 무대에 섰다. 그는 "발레리나 하면 우아하다는 선입견이 많은데 사실은 몸매 관리를 위해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오전 11시에 출근해 저녁 늦게까지 연습해야 하는 고된 예술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강씨는 "특히 심청의 경우 여자 주인공이 1막부터 3막까지 각기 다른 남자 무용수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게 무척 어렵다"며 "저는 심청 역할 말고도 물고기 등 다양한 역할로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에는 강씨 외에도 황혜민, 안지은, 강예나 등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발레리나들이 주인공 심청으로 관객을 만난다. (070)7124-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