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세계경제연구원 강연

"대학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초강대국 미국의 원동력은 대학교육에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63) 전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4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미국이 21세기에도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발전의 기저에는 충분한 투자를 받는 유수의 대학을 포함해 아이디어를 생산하게 하는 대학교육 시스템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르망 전 교수는 “미국 학생들이 학자금으로 5만달러씩 내는 것은 그만큼 대학이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이라며 대학교육 시스템의 자율화를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경쟁력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낳고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앙집중적이고 관료적인 교육제도에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며 “유능한 교수들을 영입하는 등 대학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회사의 구조조정 제도를 잘 갖추고 있다”며 “수익성이 부족한 기업은 파산하고 신규 기업을 탄생시키는 ‘파괴적 창조(destructive creation)’가 미국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노동시장은 수백만명의 불법이민자 등으로 노동시장의 공급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 덕에 매우 발달해 있다”며 “자동차 업계 등을 제외하고 노동쟁의가 거의 없는 것도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 밖에도 ▲정ㆍ재계의 완전한 분립 ▲적은 공공지출 ▲에너지 의존 감소 ▲달러화가 지불준비통화로 국제시장에서 갖는 프리미엄 ▲침체 없는 경기순환 등을 미 경제성장이 유지되는 근거로 꼽았다. 그는 유럽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방만한 복지예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지출 비율을 보면 유럽은 1950년 30% 이하에서 지금은 50%로 늘어난 반면 미국은 그 비율이 50년 동안 거의 비슷한 25% 이하에서 머물고 있다”며 복지에 치중한 정책이 유럽의 경제 생산성을 저하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개혁과 관련, “갑작스러운 복지예산 감소는 국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 조세율을 낮춰 국가예산의 불균형을 균형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중국경제에 대해 그는 “여전히 많은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성장) 규모는 규모일 뿐”이라며 “중국은 아직 글로벌화나 내적성장 측면에서 많은 혁신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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