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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엔저로 일본 관광객 썰물… "왕서방만 믿어요"

내달 9~15일 춘제연휴 특수… 중국인 6만여명 방문 예상<br>여행상품·문화행사 등 마련 관광·유통가 손님맞이 분주

엔저에 썰렁한 남대문시장, 25일 평소 김·인삼차 등 특산품을 고르는 일본인 관광객들로 북적대던 서울 남대문시장 중앙로가 한산한 채 안내원들만 거닐고 있다. 엔화 급락으로 급감한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인 관광객들이 채워줄지 주목되고 있다. /이호재기자


엔화약세와 더불어 일본 여행객의 급감으로 우울증에 빠진 명동거리가 춘제 '왕서방'을 맞아 미소를 되찾을까. 관광ㆍ유통업계가 춘제 연휴(2월9~15일)를 2주일 앞두고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맞이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춘제 연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5만명)보다 25% 가까이 증가한 6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권이 안정적으로 이양된데다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확대정책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 내에서도 관광객 해외송출 규모 및 지출액 역시 지난해 대비 각각 15%,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유치 목표를 328만 명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인 283만명보다 16%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일본인 방한객은 지난해 9월 영토갈등이 불거지며 줄기 시작했는데 최근 엔화급락으로 발길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관광객 러시를 매출 증대로 연결시키기 위해 춘제 연휴 기간에 공항 환영행사, 명동 쇼핑 이벤트, 중국개별관광객-한국대학생 매칭 프로그램 '친구야놀러와-한궈덩니(韓國等你)' 등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7일 열리는 첫 이벤트에는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중국 개별 관광객 10여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서울 북촌을 직접 안내할 예정이다.

여행사들도 춘제 기간 특수를 예상해 손님맞이 채비에 바쁘다.

모두투어의 경우 올 춘제 기간에 안내할 중국 관광객 숫자가 1,300명으로 지난해보다 29% 증가했다. 이우철 모두투어 과장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은 4박5일짜리 서울~제주 관광상품"이라며 "지난해는 춘제가 가장 추운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이어서 한국행을 선택하는 중국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춘제 특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은 연내에 한국의 최대 인바운드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앞으로는 단체관광시장 마케팅과 함께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만족도를 제고해 재방문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통업계는 일본인 매출 감소를 아예 늘어나는 중국인 매출로 메워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해보다 쇼핑 혜택을 크게 늘리고 문화체험활동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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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중국 소셜커머스인 웨이보 이벤트를 통해 지난 18일 오픈한 롯데아울렛 서울역점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점포 사진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면 최대 50만원의 상품권을 준다. 코레일을 이용하는 중국인에게는 백화점에서 교환할 수 있는 무료 음료권을 제공한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때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워 경품행사도 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문화체험을 통해 중국인 발길을 끈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세계 본점 문화홀은 2월8~13일 '한국전통문화 체험전'을 열고 ▦투호ㆍ널뛰기ㆍ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 체험 ▦가야금ㆍ대금ㆍ해금 등 전통악기 체험 ▦민화, 전통부채 만들기 등 전통공예 체험 ▦전통차 등 전통음식 체험 ▦탈춤ㆍ판소리 등 전통문화 시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본점 신관 정문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세워 포토존도 마련했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올해는 중국인 대상 세일과 사은품 등의 혜택뿐 아니라 한국 문화 콘텐츠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도 대대적인 경품을 내걸고 중국인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춘제에 경품으로 자동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경품인 쏘나타(1대)의 반응이 뜨거워 올해는 지급 차량을 2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경품 대상도 중국인뿐 아니라 대만ㆍ마카오 등 중화권 국가로 확대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중국인 매출을 전년보다 10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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