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한민국 소비자금융 대표`라며 대대적인 광고를 낸 유명 대부업체인 ㈜굿머니가 경북 K상호저축이 룰살롱 마담들에게 거액을 대출해준다는 점을 악용, 주부들에게 사례비를 주고 명의를 빌려 54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15일 굿머니가 모집업체 G사를 통해 작년 말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거주 주부 등 여성 320여명에게 접근해 “대출용 명의를 빌려주면 사례비로 1,000만~1,500만원을 주고 곧 원금을 갚겠다”고 속인 뒤 대출금을 가로챈 정황을 포착, 잠적중인 전 대표 김모씨(36)를 비롯 K상호저축은행 임원 4명, G사 관계자 등 모두 8명을 출국금지조치했다고 밝혔다.
명의를 빌려준 주부들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선의의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거의 모든 관련자들이 공범일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굿머니측은 K상호저축이 룸살롱 마담을 고소득자로 분류해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스페셜론 상품을 운용하는 점을 악용해 주부들을 고급술집 여성 접대부 관리인으로 둔갑시키는 묘안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생업소 종사자들에게 제공되는 속칭 보건증을 주부들 명의로 발급받아 스페셜론 상품을 신청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G사는 이런 수법으로 한 사람당 1억~2억원씩 대출받아 모두 540여억원을 빌린뒤 이 돈을 굿머니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대출에 관여한 일부 K상호저축 직원이 굿머니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 K상호저축이 굿머니와 결탁해 사기극을 벌였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