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에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간 내수 부진을 메워온 수출이 유럽 경제의 침체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이익감소와 소비 부진으로 연결돼 하반기 경제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올 초만해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 분위기는 유럽 등으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 위축으로 올 하반기에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며 "특히 유럽 등 해외에서의 수요 감소가 미국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세금 환급 등 고강도 경기 부양책도 경기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베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제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중소 소매업체인 탈보트, 콜, 갭 등은 지난 7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리 수 하락했다. 사정이 이보다는 나은 대형소매점 월마트의 에두아르도 카스트로 라이트 북미 담당 사장도 "세금 환급이 마무리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소비에 신중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카고, 보스턴, 달라스 등에 자리한 제조업체들은 한결같이 유럽에서의 수요 감소 탓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JP모건의 조세프 럽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줄면 기업의 이익도 줄어 고용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올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일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기준금리를 4.25%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