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손보사, 가입자 선별 접수…운전자들 불만일부 손해보험 회사들이 손해율(보험금 납부액 대비 지급액 비율)을 줄인다는 이유로 자동차보험 가입을 선별해 접수하거나 연령ㆍ지역별로 보험료를 차등 부과,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게다가 1일부터 영업용 자동차의 보험료율이 자유화 된데다 오는 8월부터는 개인용과 업무용 차량의 보험료도 보험사 자율에 맡겨질 예정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경력 4년째로 연간 47만원의 자동차보험료를 내온 오모(34ㆍ경기도 의정부시)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지난달 초 보험계약기간이 만료돼 보험사에 재가입을 신청했지만 "사고경력이 2번이나 된다"며 거절 당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다른 보험회사에도 문의해 봤지만 역시 퇴짜를 맞았다. 그는 "접촉사고가 몇번 있었다고 해서 보험을 받아주지 않는 보험사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수도권에서 보험 손해율이 비교적 높은 경기도 포천과 의정부지역 차량의 경우 보험사들이 별도로 지침을 만들어 놓고 일반보다 보험가액이 높은 플러스보험이 아니면 가입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 운전자들은 보험사를 찾아다니며 가입을 애원하는 웃지못할 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무보험 차량이 양산될 우려마저 있다.
또 일부 보험사들은 21세 미만 운전자와 스포츠카 등을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객' 으로 분류해 가입을 되도록 거절하는 내부지침마저 만들어 놓고 있다.
지난달 중고 승용차를 구입한 박모(20ㆍ서울 강남구 반포동)씨는 "보험사측이 나이가 어리다며 가입을 거부해 차량 명의를 아버지 이름으로 바꿔 보험에 가입했다"면서 "나이가 어린 사람은 자동차 사고가 나도 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일부 보험사가 자기차량손해(피보험자동차의 차체 손상이나 도난 등에 의한 손해 보상)보험의 경우 차량가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아예 받아주지 안는다는 것이다.
사고시 번거롭고 보험료에 비해 차량의 견적비용이 많이 나와 보험사에 손해라는 이유로 가입자의 권리마저 빼앗고 있는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사고가 빈번한 불량 가입자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결국 보험료도 따라서 올라간다"면서 "보험료가 완전 자유화되면 저렴한 보험료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영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공적부조 역할을 하기위해 만들어진 자동차보험의 당초취지가 공기능을 망각하고 이익만 추구하려는 손해보험사들의 행동에 의해 망가지고 있다"면서 "현재 운영중인 불량자동차에 대한 '공동인수제도'(손보사 공동가입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를 기술적으로 활성화 시켜 1대의 무보험 차량도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