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문 의원은 이날 긴급 성명서를 통해 “국가기록원에 있는 기록을 열람해서 NLL 포기 논란을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을 끝낼 것을 새누리당에 제안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사과는 물론이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한 이후에도 이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지속되자 ‘정계은퇴’라는 최후의 카드를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선 것이다.
문 의원은 또 “노 전 대통령이 북측에 요구한 방안은 NLL을 손대지 않는 전제하에 NLL을 기선으로 남북으로 등거리 또는 등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자는 것이었다”며 “(국가기록원 원문 공개 이후) 저의 주장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이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서울시당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국정원 정치개입, 정상회담 대회록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민주당이 ‘NLL 국면’에서 국회 밖으로 나가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식 ‘주법야투(晝法夜鬪)’, 즉 주중 원내 주말 원외 투쟁에 돌입하는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의 원내외 병행투쟁을 끌고 가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번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여권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강행함으로써 역풍을 맞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답변은 24%에 불과해 ‘NLL 포기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53%)보다 30%포인트 가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주당은 민생 현안을 제쳐두고 거리로 나갔다는 여론의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옥내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지에서 순회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