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삼성카드4'가 현대카드 '제로(0)'를 표절했다며 현대카드가 이에 대한 내용증명을 삼성 측에 발송한 것인데 우려로만 여겨졌던 두 재벌 계열 카드사의 법정 소송이 초읽기에 접어든 셈이다. ★본지 3월20일자 10면 참조
26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날 삼성카드에 내용증명을 송부했다. 현대카드 측은 내용증명에서 "삼성카드4는 명백하게 현대카드 제로를 표절하고 있으며 발급을 즉각 중단하는 동시에 더 이상의 재발방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카드는 그간 삼성카드가 현대카드의 상품이나 마케팅에 대한 표절이 의심되는 사안을 내용증명에 함께 첨부했다. 현대카드 측은 "최근 수년 동안 삼성카드가 현대카드의 상품ㆍ마케팅ㆍ세일즈 등 전방위에 걸쳐 표적이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측은 '제로카드' 외에 삼성카드가 지난 2009년 출시한 최상위고객(VVIP) 전용카드인 '라움카드' 역시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를 표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현대카드가 2003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했던 알파벳과 컬러ㆍ숫자를 이용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삼성카드가 표절해 2011년 숫자 시리즈를 내놓았다는 것이 현대카드 측 설명이다. 아울러 현대카드가 2006년부터 국내외 아티스트를 선정, 현대카드 고객들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슈퍼콘서트'를 삼성카드가 '셀렉트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유사하게 카피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일즈 조직에 있어서도 양측 간 공방이 오가고 있다.
현대카드 측은 프리미엄 고객군인 '블랙카드'와 '퍼플카드' 고객 확대를 위해 2008년 프리미엄 고객 특화 영업조직을 론칭한 후 삼성카드 역시 2010년 유사 영업조직을 출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내용증명 발송 이후 삼성카드 측에서 시정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예정된 수순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는 "카드상품의 특성상 일부 상품의 서비스가 겹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뒤 "(현대카드 측의) 내용증명을 전달받는 대로 내부 의견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