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은 '100'이 아닌 '70'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다 보면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잃을 수 가 있습니다. 전체가 아닌 다수 고객의 입맛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0을 향한 본사의 정책을 잘 따라온다면 성공한 점주도 탄생하죠."
최근 경기도 고양시 바빈스커피 본사에서 만난 백호근(사진) 바빈스커피 대표는 소위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 끊임없이 도전해 굵직한 브랜드를 여럿 키워낸 '미다스의 손'이다. 2002년 고사양 컴퓨터를 앞세워 PC방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존앤존 PC방' 브랜드, 2005년 웰빙주점 '수리야', 분식전문점 '한우동'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다. 백 대표는 "외식할 때 후식으로 주는 커피가 느끼하고 맛이 없어 또다시 커피를 사 먹는 등 돈을 이중으로 소비하는 일이 잦았다"면서 "레스토랑에 견주어 뒤지지 않는 음식과 질 좋은 커피를 제공하자는 생각으로 브런치 카페 '바빈스커피'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바빈스커피는 레스토랑의 테이블을 의미하는 '바'와 커피콩을 뜻하는 '빈스'를 조합한 것으로, 식사와 커피를 한 자리에서 즐기는 공간을 의미한다.
백 대표는 "브런치 카페 콘셉트인 바빈스커피 론칭을 준비하던 5년 전만 해도 브런치 개념이 생소해 남들이 카페에서는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김밥, 떡볶이를 판매하는 등 메뉴 개발과 선정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고민 끝에 둘이 먹어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브런치 콤비 메뉴를 2인 기준으로 만들어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한 끼 식사에 작은 사치를 부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남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바빈스커피의 인기비결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에 있다. 저렴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게 백 대표의 전략이다. 그는 "그동안 원두를 2번 정도 바꾸었다가 최근 더 품질 좋은 원두를 찾던 중 스페셜티 원두를 만들었다"면서 "한 잔에 7~8g 원두를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바빈스커피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16g의 원두가 들어가지만 핫·아이스 구분 없이 2,800원에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PC방에 이어 외식업종에서도 2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낸 백 대표는 성공 비결로 '발상의 전환'을 꼽았다. 그는 "존앤존 PC방은 기존 PC방과 다르게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PC, 카운터 공간을 보다 넓게 확보해 관리자도 편히 생활하면서 좋은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면서 "주점을 창업할 당시에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숙취에 도움이 되는 재료로 만든 메뉴를 판매하는 웰빙주점을 선보였고 커피 사업에서는 커피만 마신다는 틀을 깨기 위해 브런치 카페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지나치게 대중화된 콘셉트가 아닌 차별점을 확보하고 들어와야 한다"면서 "차별화 없는 아류는 말 그대로 아류로 밖에 끝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현재 전국 12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바빈스커피는 연내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진출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파트너를 먼저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해 이미 중국 장쑤성 난징에 있는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중국 판로를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5명의 직원과 함께 프랜차이즈업에 뛰어든 지 14년 만에 직원 120여명과 누적 800여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꾸리게 된 백 대표의 목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더욱 오래 이어가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연내 바빈스커피 가맹점 수가 200개를 돌파하는 것이 목표"라며 "하지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사와 점주가 합심해 오래 영위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워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