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없는 은행이 온다] 2부 <3> 시작된 카카오 송금-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나

앱 다운→은행계좌 인증·등록→송금시 비밀번호만 누르면 끝



● 찾을땐…

ATM NFC에 스마트폰 접촉… 계좌 비밀번호 입력하면 출금


● 온·오프라인서 현금처럼…

예치금액 한도내 물건 구입 가능… 바코드·NFC 가맹점서도 결제

● 한계점은…

한도 낮고 결제 인프라 부족… 체크·신용카드 대체제 의문


#'카톡' 소리와 함께 A씨의 스마트폰으로 친구의 모바일 청첩장이 도착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이 어려웠던 A씨는 축의금만 전달하기로 하고 뱅크월렛카카오(뱅카) 앱을 켰다. 뱅카에 예치해둔 50만원 가운데 10만원을 보내는 전송 버튼을 누르고 미리 지정해둔 뱅카 비밀번호를 누르니 이체가 끝났다. 지금까지는 결혼식에 가는 친구 계좌번호에 이체를 하고 대신 내달라고 부탁하거나 결혼하는 친구에게 입금을 해줬어야 할 일이다. 이제는 친구 연락처가 저장돼 있기 때문에 계좌번호를 물어볼 필요도 없고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도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이모티콘을 날리듯 버튼을 몇 번 터치했을 뿐이다.

#결혼을 앞둔 B씨는 뱅크머니로 받은 축의금을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가까운 자동현금지급기(ATM)를 찾았다. 스마트폰을 ATM에 장착된 근거리무선통신(NFC) 접촉면에 대자 뱅카와 연동한 계좌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안내 문자가 떴고 카드나 통장으로 돈을 인출하듯 현금을 찾았다.


#편의점을 찾은 C씨는 도착해서야 지갑을 두고 온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스마트폰과 뱅카가 있었다. 결제 방법도 간단했다. 뱅카 앱을 켜고 편의점에 설치된 NFC 기기에 스마트폰을 대니 바로 결제가 됐다. 앞으로는 백화점이나 마트에 갈 때도 지갑이 없어도 된다. 뱅카 앱을 실행시켜 바코드를 찍거나 편의점에서처럼 NFC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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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카,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까=11일 베일을 벗는 뱅카는 크게 두 가지 서비스로 요약된다.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할 수 있는 송금 및 결제서비스와 거래 은행 현금카드를 연동시켜 온오프라인 결제를 하는 것이다.

그럼 두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뱅카 앱을 다운로드받아야 한다. 뱅카의 핵심인 송금 서비스 경우 돈이 빠져나갈 은행 계좌를 뱅카에 등록한다. 방식은 두 가지, '간편형'과 'NFC형' 가운데 택할 수 있다. 간편형은 송금과 온라인 결제만 가능한 서비스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휴대폰 인증만 하면 등록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결제까지 가능한 NFC형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도 등록해야 한다.

원하는 서비스에 따라 정보 등록을 마치면 개인마다 지정된 '카카오 계좌'로 인터넷 뱅킹을 통해 50만원까지 '뱅크머니'를 충전할 수 있다. 일종의 사이버머니인 셈. 하루 10만원까지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고 카카오 온라인 가맹점에서는 횟수에 제한 없이 1건당 30만원 미만, 예치금액 한도 내에서 물건도 구입할 수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바코드 및 NFC를 통해 물건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서비스 초기 수수료는 무료지만 조만간 100원 안팎으로 수수료가 매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돈은 실제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는 것일까.

뱅크머니로 충전한 돈은 카카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거래 은행의 '카카오 공동 계좌'로 흘러간다. 은행은 뱅카 고객의 예치금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하고 지급 결제한다. 예를 들어 A씨가 B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이 은행이 가지고 있는 카카오톡 결제 전용계좌로 돈이 이체되고 송금을 할 때에도 은행에서 은행으로 계좌이체가 된다. 카카오가 중간에서 과정을 단순화시켰을 뿐 계좌이체 과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뱅카 모바일 현금카드는 현재 시중 은행에서 서비스하는 앱카드와 같은 개념이다. 현금 카드를 뱅카에 등록하고 온라인에서는 뱅카 결제를 선택,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역시 NFC나 바코드로 결제를 하는 것이다. 돈은 실제 현금카드를 쓰는 것과 똑같이 카드와 연결된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횟수나 금액 한도는 없다.

◇결제 한도 낮고 NFC 가맹점·스마트폰 적어 한계=국내외 가입자 1억4,000만명의 거대 플랫폼 카카오톡이 만든 뱅카는 연락처가 등록된 친구의 계좌 번호를 몰라도 축의금 등을 쉽게 보낼 수 있다는 점,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가맹점과 ATM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서로 다른 여러 은행의 현금카드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기존보다 나아간 결제시스템이다. 다만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개인 간 송금의 경우 우선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뱅카 앱을 깔아야 한다. 무엇보다 송금 한도가 하루 10만원으로 지나치게 낮다. 뱅크머니로 온라인 결제를 하려고 해도 30만원까지만 결제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은 예치 및 결제 한도가 낮지만 금감원에서 허용한 예치 금액은 최대 200만원으로 시행 초기 안정성 등을 따져봐서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코드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는 큰 문제가 없지만 NFC 결제는 사용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에는 NFC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은데다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갖고 있더라도 SKT나 KT 두 개 통신사 단말기만 NFC를 쓸 수 있다. LGU+는 오는 2015년께 NFC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현재 뱅카 NFC 결제는 불가능하다. 사용자가 NFC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도 NFC 단말기를 갖춘 오프라인 가맹점이 거의 없다는 점도 장애다. 현재 NFC 결제가 가능한 곳은 세븐일레븐·이마트·신세계 정도다. 카드 사용자 대부분이 현금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쓰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어딜 가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가 쉬운 요즘, 굳이 뱅카를 이용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 현금카드를 만들고 이 카드를 다시 뱅카에 등록해서까지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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