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미경 드레꽃 대표, 발효 한정식의 깊은 맛 '정성'에서 나오죠

제철 과일로 직접 발효액 만들어 2년간 숙성 후 조미료로 사용

'건강식 팔겠다' 정직함 하나로 서울 고덕동에 직영 3호점 준비


서울 서초구 반포경남쇼핑센터 지하 1층. '드레꽃'이라는 상호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갖가지 유리병으로 벽면이 장식된 한식당이 나타났다. 매실·배·사과·유자·살구·생강·양파 등 각종 과일로 만든 발효액을 담은 유리병들이 보기 좋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드레꽃의 발효액은 모두 제철 과일로 만들어 2년간 숙성 후 각종 음식에 곁들이는 조미료로 사용된다. 발효액이 활용된 음식은 그 본연의 맛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더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인공 조미료보다 짠 맛이 덜해 식후 속이 편하고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 음식의 근간이 되는 갖가지 발효액은 모두 이미경 드레꽃 대표(54·사진)의 손을 거쳐 탄생 된다. 한번에 만들어 내는 양은 1∼1.5t 정도. 발효액 원재료를 산야초 채취 전문가들을 통해 100% 공급 받는 과정부터 집에서 일일이 담는 과정까지 시간과 정성이 곱절로 들지만 이 대표는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건강식을 파는 일을 하는 만큼 책임감이 늘 뒤따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흔 살 늦깎이에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언니를 도와 줄곧 병원 경영일을 맡아 왔다. 음식과 본격적인 연을 맺기 시작한 때는 직접 산후조리원을 운영하고 난 뒤부터다. "1997년 천안에서 산후조리원을 개업했어요. 산후는 여자가 최고 대접을 받는 시기잖아요. 산모를 위해 어떤 음식을 내어줄까 늘 고민했어요. 뚝딱뚝딱 메뉴를 만들어 음식을 건네면 산모들이 모두 좋아 했어요. 심지어 오늘 메뉴는 뭐냐 묻는 경우도 많았죠. '내가 정성을 다해 요리하고 대접하는 게 적성에도 맞구나' 그때 생각했죠. 건강한 조미료, '발효액'에 대한 고민도 그때부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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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액을 이용한 건강한 음식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던 이 대표는 이후 2003년 7월 천안에 '들꽃'이라는 이름으로 한정식 집 문을 열었다. 수익보다는 '내 손으로 정성을 다해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한다'는 일념 하나로 식당을 꾸렸고, 덕분에 지난해 서울 반포에 2호점을 열게 됐다. 2호점 상호명은 들꽃 발음을 연음화 시켜 '드레꽃'으로 바꿨다.

지난 13일 오후 '드레꽃'을 찾았을 때, 2시께 늦은 점심 시간임에도 40·50대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무리 지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드레꽃의 정식 메뉴는 효소보리굴비정식과 석갈비곤드레정식, 연잎보쌈정식 세 종류다. 이 밖에 불고기 냉채, 계절나물, 기본 반찬, 후식인 발효음료가 함께 제공된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월 매출이 1억원에 달할 정도로 주변 상권에서 인기다.

이 대표는 "이따금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이 문의를 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몇 년간은 직영점 형태로 '드레꽃'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3호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이 매장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닌 '힐링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 '갤러리 겸 식당'이라는 테마"라며 "한 켠에는 식당, 또 다른 곳에는 앤티크 아이템을 모아 전시해서 고객들이 온전한 휴식까지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드레꽃' 에서는 현재 매월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회'도 열고 있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하우스 콘서트 형식을 빌려 클래식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이날 수익금은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는 맛을 즐기며 멋스러운 공연 한편으로 위안을 얻고, '착한 소비'까지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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