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영순의 눈이야기]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

안약 함부로 사용땐 큰 병불러

간혹 외국인들이 라식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외국인들 가운데는 특히 일본인들이 눈에 띈다. 한국말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이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려고 여기까지 온걸 보면 그 정성이 지긋해서 정말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뿐 아니라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 사람들이 한국에서 안과수술을 받는 이유는 비용도 절반 밖에 안되고 수술 노하우도 좋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데도 굳이 타국에까지 와서 눈을 맡긴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몸이 천냥이면 구백 냥을 차지할 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눈을 수술하는데 우릴 믿고 따라주는 걸 보면 우리 의술이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들도 주로 젊은 여성들이 수술을 많이 한다. 라식수술을 받은 사람 남녀비율을 보면 22%대 78%로 여성이 많다. 세대별로는 20대가 60%, 30대가 32%로 시술자의 거의 전부가 20∼30대다. 외국에서는 편견이 덜 하다고 하지만 안경이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금기 시 여겨지는 것 같다. 또 섹시함을 강조하는 시대 여서 그런지 눈을 섹시 포인트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신체의 여러 부위 중에서 가슴 엉덩이 허리 다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눈이 가장 섹시한 부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설문 조사를 보면 ‘얼굴에서 가장 매력을 줄 수 있는 부위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0%가 눈이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이 입술 12%, 눈썹 9% 순인 것을 보더라도 눈을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눈이 여성의 성적 매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건 사랑은 눈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봐도 알 수가 있다. 팽팽 도는 두꺼운 안경 쓴 여인의 눈에서 사랑이 느껴지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눈의 모습 여하에 따라서 그 사람의 매력이 달라질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처럼 소중한 눈을 우리는 잘 가꾸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겠다. 한번 나빠진 눈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수술로 좋아질 수도 있지만 더 바람직한 건 눈을 잘 관리해서 수술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당부하고 싶은 건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끔 안타까운 경우도 본다. 좀 피로하고 충혈되어서 보기 싫다고 약국에서 아무 안약이나 사서 넣다 보면 돌이킬 수 없이 눈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약을 넣을 때는 시원하고 충혈도 없어져서 오랜 세월 꾸준히(?) 넣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녹내장이 와서 어느날 갑자기 실명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예방이 치료보다 낳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www.pluslasi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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