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부소산 서쪽 백마강 나루터인 구드래 일원에서 사찰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건물터와 도로 등 백제시대의 유구(遺構·옛 건축의 구조와 양식 등을 알 수 있는 잔존물)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59-9번지 일대에서 1동 2실 구조의 건물터와 도로 흔적, 글자가 새겨진 기와 등이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건물터는 가로 26.6m, 세로 15m이고, 두 방의 크기는 대략 가로 11m, 세로 7.8m이다. 방의 바닥은 화강암과 점토를 7㎝ 두께로 다져 올렸고, 내부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점토벽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쪽 방에서는 아궁이와 구들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조사단은 “1동 2실 구조는 부여 능산리 사지 강당 터, 익산 왕궁리 유적 1호 건물터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사비도성에 많은 사찰과 탑이 있다는 중국 역사서 기록으로 미뤄 사찰 내 수행공간인 강당의 유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축조 시기는 7세기 이후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건물터에서는 ‘일의유위(一意攸爲)’라고 새겨진 기와도 출토됐다. ‘일의’는 불교에서 만물의 실체로 보는 마음인 ‘일심(一心)’과 통하는 용어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그 밖에도 도깨비 얼굴이 조각된 기와인 귀면와(鬼面瓦), 흙으로 만든 벽돌, 토기, 등잔, 숫돌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