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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사진)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2·4분기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해양의 대규모 적자를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했다.
홍 회장은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식회계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혹시 분식으로 판명 난다면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올 상반기 영업손실 3조2,000억원과 당기순손실 2조4,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관련,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 완료 예정인 이번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은행은 재무구조 개선 및 중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홍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의지도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은 회생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회사"라며 "유상증자든 대출이든 다른 금융기관과 협약을 통해 재무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산업은행의 자회사 부실 관리와 홍 회장의 답변 태도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홍 회장이 "복잡한 조선 산업의 생산 문제를 산업은행이 파견한 최고재무책임자(CFO) 한 사람이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하자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대우조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에 질의하는 것인데 지금 '나는 책임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 회장은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대우조선을 관리하는 대주주로서 갑작스럽게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점에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함께 출석한 대우조선 전·현직 경영진 또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고재호 대우조선 전 사장은 연임을 위해 대규모 손실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전문성을 가진 회계 전문가가 책임감을 갖고 업무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특성상 인도 시점에 근접해야 손실을 알 수 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