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공포의 바이러스' 드디어…
사스 유사 바이러스 인체 진입로 찾아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지난해 9월 중동지역에 처음 발병, 지금까지 15명을 감염시키고 9명을 사망케 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 유사 바이러스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의 폐 세포에 어떻게 진입하는지가 밝혀졌다.
AFP통신은 1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를 감염시키는 ‘도킹 포인트’(docking point)가 하기도의 평활근 세포 표면에 있는 ‘디펩틸 펩티타제-4(DPP-4)’라는 사실을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이 바이러스는 인체의 기도를 통해 침입, 상기도보다는 하기도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평활근 세포의 DPP-4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이 시험관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연구를 주도한 바르흐 하흐만스 박사가 밝혔다. 이는 이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같은 계열의 여타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달리 코나 목이 아닌 폐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 바이러스는 2002년 세계에서 8,000여 명을 감염시켜 77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증상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의 인체 침입로가 밝혀짐으로써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바이러스가 폐 세포에 진입하는 입구로 지목된 DPP-4 수용체는 집박쥐(pipistrelle bat)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져 박쥐가 이 바이러스의 출처 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이 이 바이러스를 박쥐에 전달하거나 다른 동물이 박쥐와 사람 사이에 중간 매개체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흐만스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