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북 관광사업이 중단된 지 1년, 현대아산 직원의 북한 억류 사건이 100일째에 접어들고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대북사업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현한 것이다.
4일 현 회장은 전 계열사 사장단 및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 거북선 나루터에서 개최된 ‘현대그룹 용선(龍船)대회’에 참석, 개회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현 회장은 “오는 11일이면 금강산 피격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그 동안 남북을 하나로 잇던 금강산과 개성관광이 중단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현대아산은 물론 현대그룹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북사업을 포기하지 말고 미지의 신대륙을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경우, 지난해 7월 11일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의 피격사건 발생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된 지 1년째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매월 125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1ㆍ4분기 영업적자는 110억원에 달했다. 2ㆍ4분기 역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지난 1일자로 조직개편을 실시해 관광사업본부와 경협사업본부를 통합, 기존 4본부 2사업소 조직을 3본부 2사업소로 축소했다. 또 금강산사업소 6개 팀 중 시설 유지ㆍ보수 관련 2개 팀만 남기고 4개 팀을 해체했다.
다행히 직원들이 구조조정에 적극 협조하면서 그룹의 대북사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현대아산이 비상경영 차원에서 유보했던 급여 및 상여 일부의 지급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받기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아산의 미지급 급여는 총 10억원 정도이며 직급별로 200만~2,000만원에 달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믿음과 기필코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오는 7일 전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회를 열고 최근 회사의 상황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