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산 채소 식탁서 찾아보기 힘드네

잇단 기상재해로 가격 폭등… 값싼 외국산 밥상 올라

태풍ㆍ폭설ㆍ한파 등 잇딴 기상 재해로 인해 당근, 양파 등 국산 채소값이 폭등세를 보이자 이에 대한 대체재로 값싼 외국산 채소들이 줄줄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이마트는 호주 타즈메니아산 당근 120톤을 직수입해 이마트 전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그 동안 중국산 당근이 시중에 일부 유통돼 왔으나 호주산 당근이 마트 진열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가 내놓은 호주산 세척 당근 가격은 3개들이 한봉지가 1,980원으로, 5,980원에 판매되는 국내산의 3분의1 수준이다.


김승찬 이마트 채소팀 바이어는 "겨울 당근 주산지인 제주도가 지난 여름 태풍에 이어 올겨울 냉해 피해까지 입었다"며 "이로 인해 당근 출하량은 평년대비 70% 넘게 급감했고 가격은 4배 이상 폭등했다"고 호주산 당근 수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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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산 당근(상급ㆍ20kg)의 도매가는 9만4,500원으로 지난 해 2만3,000원 대비 4배 이상 올랐으며 대형마트 판매가격도 100g 기준으로 지난해 220원에서 올해 830원까지 올라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산을 대신할 남부지역 햇당근은 5월이나 돼야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당분간 국산 당근 가격 안정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당근뿐 아니라 다른 외국산 채소들도 줄지어 시중에 풀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15일 국내 양파 가격 안정을 위해 외국산 양파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다음달 15일까지 민간업체를 통해 중국ㆍ우크라이나ㆍ베트남산 양파 1만7,000톤을 수입하기로 했다"며 "이번 수입 물량은 정부가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시장접근물량(TRQ)에 속하기 대문에 적용 관세도 낮다"고 말했다. 민간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외국에서 상품을 들여왔을 때보다 가격이 더 낮다는 설명이다. 국산 양파의 도매 가격은 이달 들어 상품 기준 kg당 1,689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40% 이상 올랐다.

정부가 물가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만큼 또다른 외국산 채소들이 대거 수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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