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1999년엔 정쟁 중지를 선언하자

「머니게임」은 누구에게나 설렘을 준다.주식투자와 빠찡꼬, 고스톱 등 각종 머니게임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손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서울 여의도는 머니게임과 정치게임의 장소로 유명하다. 정권교체의 본산이면서 증시타운인 여의도가 최근 활기에 넘친다. 시중에 많은 돈이 증권시장으로 몰려 연말 증시가 활황장세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일반직장에서나 송년모임에서 3명이상 모이면 주식투자 얘기가 서슴없이 화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 회사원은 『한달전에 H은행 주식을 1,000주 사서 증시 폐장 직전에 팔아 300만원의 투자이익을 냈다』며 『이번 겨울은 상당히 따뜻하게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금년초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385포인트로 출발, 등락세를 보이면서 점차 올라 2월 25일 김대중 정부 출범때 516포인트까지 뛰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모질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수많은 기업이 쓰러진데다 여야 대립으로 정국이 급랭하자 주식시장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DJ정부 등장 3개월여만인 지난 6월16일 종합주가지수가 280포인트로 추락하는 등 최악의 사태를 초래, 「증시무용론」마저 나왔다. 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입은 사람들은 『이제 다시는 주식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증시를 떠나 암담한 시절을 보냈다. 이들은 특히 IMF 고통을 처절하게 느꼈으며 DJ정권을 크게 원망하기도 했다. 그후 주식시장은 4개월이상 바닥에 머물다가 일본 엔화강세와 유가 안정 등 대외여건이 점차 좋아지고 환율과 금리 하향안정은 물론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등 경제개혁의 성과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장롱과 금융기관에 머물렀던 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와 연말 활황 장세를 연출했으며 투자계층도 명예퇴직자와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크게 확산됐다. 12월이후 여의도에는 짭짤한 재미를 본 투자자들과 증권사 직원들이 기분이 좋아 「한 잔」하는 자축모임과 내년에 새로운 종목선택을 위한 미팅이 활발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돈이 새해에도 대거 증시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때문인지「여의도맨」들은 벌써 들떠 있다. 물론 주가가 오른다고 누구나 돈을 번 것은 아니며 폭락장세에서도 투자이익을 내는 사람이 적지않다. 증시 움직임은 그러나 경제 향방에 대한 선행지표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경제회생의 청신호인 만큼 많은 사람이 즐거워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증시가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 회생을 위해 정국안정을 학수 고대하고 있다. 정치불안은 증시에 악재이며 경제살리기에 장애요인이다. 정치권은 1999년이야말로 IMF 조기졸업과 경제회생을 위해 중대한 시기로 내년초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정치개혁을 과감히 단행, 한시적 정쟁중지를 선언하고 경제살리기에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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