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일반거래 증권사 선정에서 동부증권·유안타증권·맥쿼리증권 등이 탈락했다. 이번 선정부터 계약주기가 기존의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는 만큼 탈락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국내 주식을 거래할 증권사 66곳을 선정해 결과를 각 증권사에 통보했다. 일반거래 증권사가 40곳이고 사이버거래와 인덱스거래가 각각 8곳, 18곳이다.
40곳에 달하는 일반거래 증권사 중 4개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4·4분기 국민연금의 주식거래를 담당했던 동부증권·유안타증권·맥쿼리증권 등(NH농협증권은 합병 문제로 제외)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을 대신해 교보증권·토러스투자증권·BS투자증권·CIMB증권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에서 제외된 증권사들은 거래 중개 수수료와 더불어 법인 영업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탈락해도 3개월만 기다리면 기회가 왔지만 올해부터는 무려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며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라는 타이틀이 법인 영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증권사별 등급도 조정됐다. 국민연금은 분기마다 증권사들을 평가해 I·II·III 등 3등급으로 분류한다. 등급에 따라 주식 거래물량이 차등 배정된다.
일반거래 증권사 부문 최고등급인 I그룹(8개사)에는 한국투자증권·골드만삭스·도이치증권·씨티글로벌이 새로 편입됐다. 지난해 4·4분기 당시 I그룹에 선정됐던 메리츠종금증권·대신증권·크레디리요네(CLSA)·KB투자증권은 모두 최하위 등급인 III그룹(20개사)으로 하향조정됐다. KDB대우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은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상반기 모두 I그룹에 연속 선정됐다.
한편 이번 선정 결과를 놓고 새로운 평가기준이 대형 증권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앞으로는 대형 증권사가 최상위 등급을 독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거래 증권사 평가기준을 개편해 자기자본(5점), 분석기업 수(5점), 사회적 책임(5점)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가기준 개편 전만 하더라도 증권사 규모에 상관없이 노력 여하에 따라 최상위 등급인 I그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이번에 자기자본 등 단기간 내 개선이 불가능한 항목이 추가되면서 회사 규모가 크고 대규모 리서치 조직을 갖춘 대형사들이 최상위 그룹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