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제품 지고 서비스 뜨고 럭셔리업계 판도 바뀐다

지난해 1조8000억 달러 중 서비스업에만 1조달러 사용

슈퍼리치들 소비패턴 변화로 M&A등 통해 활로찾기 활발


세계 럭셔리 업계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중국의 사치단속 등으로 자동차·백 등 전통적인 명품 소비는 주춤해진 반면 최고급 헬스케어나 여가 등 서비스와 관련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M&A), 신사업 진출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세계적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럭셔리 상품·서비스 소비규모는 1조8,000억달러(약 1,950조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4,000억달러가 더 불어난 것이다. BCG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덕이는 여타 업종과 달리 주요 사치품 소비는 전년비 11% 늘었으며 올해도 7%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인도·브라질 등 럭셔리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신흥국의 경기둔화와는 별개로 이들 국가에서 럭셔리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HSBC의 에르반 람부르그 소비재분석본부장은 "럭셔리 시장 전망을 논할 때는 특정 국가의 경기보다 고객 성향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인 등 신흥국 고객의 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상황은 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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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슈퍼리치들의 최신 소비패턴을 보면 명품업계의 근본적인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해 럭셔리 소비지출액 1조8,000억달러 중 1조달러는 최고급 헬스케어·여가 등 서비스업과 관련된 것으로 자동차·가방 등 전통적 명품 소비액을 추월했다고 BCG는 지적했다. 부유층의 수요가 '소유(owning)'에서 '경험(being)'으로 옮겨가면서 고급 의류·자동차·주류 기업 등이 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부자들에게 고급 자동차나 보석은 차고 넘친다"면서 "이제는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과 최고급 서비스로 럭셔리 산업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당수 명품업체는 지난해 신흥시장에서의 실적부진과 중국 정부의 사치풍조 억제책 등이 겹치며 심각한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영국계 의류업체 멀버리의 주가는 1년 사이 44.91% 빠졌으며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11.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르메스 주가도 5.24% 내렸다고 CNBC는 전했다. '기네스'로 유명한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중국서 내놓은 백주 브랜드 '수이징팡'은 지난해 상반기 66%나 매출이 급락하기도 했다.

BCG는 이에 따라 럭셔리 업계 내부에서는 M&A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한 활로 찾기가 한창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LVMH는 지난해 8월 수십억달러를 들여 의류업체 롤로피아나·니컬러스커크우드 등을 인수했으며 이어 프랑스의 고급 호텔 생바르트이슬드프랑스를 사들이며 서비스업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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