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인터넷은행 사업권 1차전부터 후끈

카카오뱅크 "승기잡았다"… KT·미래에셋 "어림없다"

최대 6곳 예비인가 신청… 연말까지 심사후 1~2곳에 사업권

인터파크·이베스트證·키움證도 열세 불구 막판 뒤집기 노려


핀테크의 총아가 될 인터넷은행 사업권을 놓고 기업 간 합종연횡이 분주하게 진행되면서 9월 말 예비인가 신청이 끝나는 1차전부터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한판 승부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연말까지 심사를 통해 1차 신청을 낸 기업들 중 1~2곳에 사업권을 부여할 계획인 가운데 최대 6개 컨소시엄이 기업군을 형성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금융지주가 다음카카오와 국민은행을 끌어들인 '카카오뱅크(가칭)' 컨소시엄이 먼저 승기를 잡은 가운데 KT와 미래에셋증권이 동맹 확장을 꾀하며 역전을 벼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는 지난 13일 국내 최대은행인 KB국민은행을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의 선두주자인 다음카카오에 이어 총자산 기준 국내 1위 은행이자 국내 최대 모바일뱅킹 서비스 가입자 수를 확보한 국민은행까지 끌어들인 한국금융지주 컨소시엄은 사상 첫 인터넷은행 사업자 후보로 부상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지주 컨소시엄은 깔끔한 지배구조와 유일한 증권 지주사라는 메리트, 여기에 막강한 파트너들이 어우러져 가장 이상적인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평했다.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이 4%로 제한되는 악조건을 뚫고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하고 있는 KT는 교보생명 및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축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구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업 간 연합이 대략 좁혀진 상태여서 손을 맞잡을 가능성은 높다. KT는 지분 제한에도 인터넷은행을 가장 중요한 신무기로 보고 자회사인 BC카드까지 포함해 적극 나서고 있고 우리은행도 은행은 대주주로 나설 수 없다는 금융 당국 방침에도 컨소시엄 구성 단계부터 대부분 증권사에 러브콜을 직접 보내는 등 사업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인터넷은행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미래에셋증권은 공들이던 다음카카오가 한국지주로 발길을 돌렸지만 인터넷 오픈마켓인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과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추진하며 힘을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이 독립적으로 인터넷은행을 벌이지 않고 SK플래닛에 양보할 경우 미래에셋 컨소시엄도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미래에셋 측은 외국계 인터넷은행과 협력도 검토 중인데 금융 당국은 예비인가 심사시 해외 진출 부분에 가점을 줄 예정이다.

인터파크와 이베스트증권·키움증권 역시 독자적인 인터넷은행 사업에 열의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열세다. 중소 업체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한 인터파크는 최근 증권사 등 금융권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산업자본 지분 제한에 따라 10개 안팎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거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한편 중소기업 전문 저금리 대출을 앞세워 금융 당국의 환심을 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연합을 꾀했던 이베스트증권은 최근 이를 포기하고 ICT 기업들을 상대로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대주주인 다우기술로 인해 산업자본 지분제한을 받고 있어 관련법이 완화된 후 나설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 다시 1차 심사에 응할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선점 효과가 중요하고 1차 예비인가를 앞두고 매력적인 주요 파트너들이 짝짓기를 마무리하고 있어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키움과 이베스트는 온라인 증권의 강자이고 인터파크도 온라인몰 기반이 탄탄해 어떤 사업 파트너를 추가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판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