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그룹간 「슈퍼빅딜」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우전자가 대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 빅딜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는 대우와 함께 대우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대우통신, 오리온전기, 대우정밀, 한국전기초자등 1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에따라 대우그룹은 지난달부터 대우전자가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일부를 대우전자이외의 다른 계열사로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우전자의 최대 주주는 대우재단으로 2.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전자가 보유중인 자사주 15.35%를 포함해 대우학원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전자 지분은 20.17%에 달한다.
만약 슈퍼빅딜이 대우전자 지분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삼성그룹은 대우전자 지분 20.17%를 넘겨받고 대우전자가 거느린 계열사 경영권도 고스란이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대우그룹은 대우전자의 지배하에 있던 일부 계열사 지분을 대우쪽으로 이동시켜 「슈퍼빅딜」에 대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정밀의 경우 김우중(金宇中)회장, 대우증권, 대우재단등이 지난 11월 2일부터 11월 25일까지 대우정밀 지분을 적극 매입, 지분율을 36.35%로 높였다. 당초 대우정밀의 대주주는 金회장이 11.75%, 오리온전기가 4.1%등이었다.
대우정밀은 자동차부품 회사로 대우자동차와 연관된 기업이므로 대우전자의 영향권에서 분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통신과 오리온전기의 경우도 대우증권, 대우재단, 관계사임원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각각 24.76%, 21.11%로 높였다.
증권전문가들은 대우그룹이 빅딜 과정에서 대우전자 지배하에 있던 기업중 삼성쪽으로 넘기지 않을 기업 지분을 그룹내 다른 계열사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대우그룹 주가가 기본적으로 싸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우그룹 빅딜론이 알려지면서 대우그룹 계열사 주가는 전날에 이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우전자, 대우통신, 대우정밀등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삼성그룹으로 넘어가는 대우전자를 가르켜 「가정형편이 좋은 집으로 입양되는 것이므로 주가측면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