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퇴직금 재테크 시대] 증권업계 움직임

38곳중 13곳 "시장 진출" 상품 '확정기여형' 위주로<br>불투명 수익성확보가 관건…신탁업 未인가도 걸림돌로


증권사들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펀드 등 다양한 상품 판매 노하우를 살려 확정기여(DC)형 위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산시스템 등 초기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불투명해 참여를 꺼리는 곳도 많다. 은행과 보험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에 증권사들이 파고들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38개 증권사 중 13곳 참여= 증권업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38개 증권사 가운데 13개 증권사가 퇴직연금시장 진출을 위해 태스크포스 등 조직을 구성했으며 조만간 영업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13개 증권사는 동양종금ㆍ굿모닝신한ㆍCJ투자ㆍ한국투자ㆍ대한투자ㆍ신영ㆍ교보ㆍ대신ㆍ삼성ㆍ현대ㆍ미래에셋ㆍ우리투자ㆍ대우 등이다. 이 가운데 대한투자ㆍ신영ㆍ대우 등 3개사는 내년 상반기 중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재 확정급여(DB)형보다는 확정기여(DC)형 쪽 상품을 준비중이다. 대형사는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소형사는 일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주식형 펀드와 혼합형 펀드를 위주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예금, 해외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증권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상품을 연계해 기업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장중식 삼성증권 퇴직연금파트 과장은 “최근에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설명회를 열었는데 80개가 넘는 기업이 DB형보다 DC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돈 굴리기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의 경쟁력을 알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불투명한 수익성 확보가 관건=현재 시장 참여를 선언한 증권사들이 내거는 목표 시장점유율은 사당 0.5~1%선으로 모두 합쳐도 10% 남짓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목표를 낮춰잡는 것은 경쟁상대인 은행과 보험이 퇴직신탁과 퇴직보험 형태로 이미 기존 시장의 상당부문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퇴직연금 시장이 발전할수록 증권사보다는 은행ㆍ보험 등 대형 금융사 위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산시스템 등 초기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주저하고 있다. 시장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독자적인 전산시스템을 만들려면 최소한 수십억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수익을 내기까지는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발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정수 증권업협회 이사는 “퇴직연금의 상당 부분은 증시로 들어와 브로커리지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전문 회사는 굳이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사와 자산관리가 강점인 회사들의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탁업 인가 등 서둘러야= 퇴직연금제는 다음달 1일 시작된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경우 신탁업 인가가 아직 나지 않아 영업을 할 수가 없는 등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입법예고중인 신탁업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이후 금감위의 감독 규정이 개정돼야 증권사들의 신탁업 인가가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다음달 1일이 이후에도 퇴직연금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금계리 인력 확보도 문제다. 보험계리사처럼 퇴직연금도 연금계리사가 필요한데 현재 자격증 제도가 미비한데다 경과규정으로 나온 연금계리 인력 교육 과정도 최근에야 확정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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