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은 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 김 전 대통령에게 큰 절을 한뒤 오열을 터트렸다.
권 전 고문은 이날 진승현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직후인 낮 12시45분께 동교동을 찾아가 김 전 대통령과 대화했다. 권 전 고문이 거실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큰 절을 올리자 김 전 대통령도 눈물을 글썽이며 “법정투쟁하느라 고생했다”며 “그런 일이 사실이 아닐 거라고 믿고 있었고 무죄가 돼서 나올 줄 알았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동행한 이훈평 의원이 전했다. 권 전 고문은 “건강을 유지하셔서 국민들을 위해 좋은 강연도 해달라”며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인사했고, 김 전 대통령은 “이제 그런 일은 자네들이 해야지. 나는 은퇴했는데...”라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이훈평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투석 치료를 막 끝낸 뒤여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며 “민주당 사정이나 특검 등 현안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 전 고문의 이날 동교동 방문은 지난 2001년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및 동교동계 2선 후퇴 지시 이후 소원했던 관계를 복원하고 그동안 자제해왔던 대외적인 행보를 활발하게 전개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