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나’
재건축 연한 단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값이 뛰었던 서울 노원구 일대 중층 아파트에서 실망매물이 나오면서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노원구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말 들어 월계동 일대 소형 주공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끊기고 실망 매물이 나오는 등 상승폭이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6년에 준공된 노원구의 M아파트 72㎡형은 현재 2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최근까지만 해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3억 1,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던 물건이다. 1,000가구를 훌쩍 넘어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던 인근 B단지에도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 3억500만원까지 올랐던 이 단지 69㎡형은 1,500만원 정도 호가가 내려갔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가라앉았다”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호가보다 500~1,000만원만 낮아도 바로 거래가 됐지만 지금은 문의전화조차 없다”고 전했다.
이 지역 거래시장이 이처럼 갑자기 얼어붙은 것은 지난 15일 국토해양부와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들이 현행 재건축 허용연한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부터다.
재건축 허용 연한을 단축할 경우 지은지 20여년 된 노원구 일대 아파트의 경우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불안한 주택시장 상황에 발목이 잡혀 무산된 것.
이지역 C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연한 단축 논의 자체가 노원구에서 제기할 만큼 주민들의 기대감이 컸던게 사실”이라며 “기대감이 사라지니 거래시장도 얼어붙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약세가 추가 급락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일시적인 조정장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재건축 상승세가 단순히 재건축 허용연한 단축이라는 호재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재건축 허용연한 단축이라는 호재가 가격에 반영된 해당 중층 재건축 단지들은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의 각종 개발 호재는 여전히 많아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