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과 부진, 이혼 등으로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5ㆍ미국)가 5년 넘게 지켜온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랭킹 포인트에서 16점대로 선두를 달린 우즈는 1년도 되지 않아 당시 5위(5.92점)였던 리 웨스트우드(37ㆍ잉글랜드)에게 밀려 1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주간 랭킹에서 2위로 밀렸다. 언제든 다시 1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지만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우즈 천하’가 281주 만에 막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날 현재 랭킹 포인트는 웨스트우드가 8.29점, 우즈 8.13점, 3위 마르틴 카이머(독일) 7.98점, 4위 필 미켈슨(미국ㆍ7.83점) 등을 마크하고 있다. 카이머는 1일 끝난 유럽투어 안달루시아마스터스에서 2위 이내에 들었으면 1위가 될 수 있었으나 공동 21위에 그쳤다.
새로운 1위 웨스트우드는 올해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했고 6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인트주드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유럽투어 상금 1위에 올랐고 유럽투어 통산 20승(PGA투어 2승)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게 이력상 ‘옥의 티’다.
웨스트우드는 1986년 현재의 남자골프 세계랭킹 시스템 도입된 이후 13번째로 1위에 오른 선수가 됐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그렉 노먼(호주), 닉 팔도(잉글랜드), 이언 우스남(웨일스), 프레드 커플스(미국),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톰 레먼(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데이비드 듀발(미국), 비제이 싱(피지), 우즈 등이 넘버원 자리를 거쳤다. 그는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내 생애 최고의 목표 달성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지구 상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라며 기뻐했다.
한편 1위 자리는 당분간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HSBC챔피언스에 웨스트우드와 우즈, 카이머, 미켈슨 등이 모두 출전한다. 4명 모두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