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 하반기 중 은행권의 중장기 외화차입 물량이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은행별로 차입시기를 조절하는 등 교통정리에 나선다.금감원은 하반기 외화차입 물량이 총 47억달러로 상반기의 33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데다 차입시기도 대부분 9~10월 중으로 집중돼 있어 차입금리상승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외환유동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8일 "하반기 중 은행권의 외화차입이 일시에 몰리면서 시장상황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조만간 각 은행을 대상으로 중장기 외화차입 계획서를 제출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제자본이 단기로 움직이고 세계적 금융회사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면서 국제자금시장이 위축되면 국내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도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필요할 경우 은행별로 외화차입 시기를 조절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이달 초 '미국경제 불안요인 및 대응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9~10월 중의 외화차입금 만기도래액이 18억달러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외환시장 점검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은행권의 하반기 차입물량이 이처럼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비교적 대규모인 5억달러의 외화차입에 나선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