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자문위원회는 11일 이슬람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머리스카프(히잡)를 쓰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제언했다.베르나르 스타시 위원장은 “자문위원 20여명이 3개월간 숙의한 끝에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명백한 종교적 상징물을 착용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 유대교도들이 쓰는 작은모자(키파)와 기독교의 대형 십자가도 금지할 것”이라며 “인종차별이라고 매도할 생각은 말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17일 이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11일 “개인의 자유는 사회의 원칙이 지켜지는 한에서 보장되는 것”이라고 말해 이 법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히잡 논란이 뜨거운 독일 등에서도 이번 결정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 이슬람교도인 프랑스인 대부분은 히잡을 `종교적 극단주의`, `여성인권 탄압` 등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시키고 있다. 히잡 착용을 금지한 교칙을 어겨 퇴학 당한 여학생만도 50여명이다. 500만명에 달하는 무슬림 이민자들은 “프랑스는 입으로만 자유와 문화적 다원주의를 강조한다”며 “히잡은 오히려 여성을 성적 대상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존중의 의미”라고 비난하고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측도 11일 “히잡 금지는 정교분리 원칙을 무기로 한 탄압”이라면서 시라크 대통령이 `톨레랑스`를 발휘할 것을 요구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