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누가 누굴 탓하나

“누가 내 주가를 끌어내리는가.” 주식시장이 1,400포인트를 정점으로 한달 가까이 조정을 겪고 있다. 지난해 내내 오르기만 하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낙관 일변도였던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의 세계 최고 상승률을 가능하게 했던 투신권의 펀드 돌풍이 오히려 올해는 ‘환매 사태’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번 조정의 최대 피해자도 개인이다. 실제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선호한 대형주의 주가 하락률은 2.0%에 불과했다. 반면 중형주는 6.48%, 소형주의 경우는 8.53% 하락했다.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닥시장도 이 기간 동안 8.10%나 하락해 대충 어림잡아도 소형주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느끼는 주가하락 체감도는 시장 평균의 4배를 넘는다. 여기다 3월 결산을 앞둔 투신권이 지수가 오르기만 하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이른바 ‘수익률 고정’에 들어가 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불안한 투자심리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투자 주체는 역시 개인이었다. 개인들은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조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으며 그중 대부분을 주가 하락기에 팔았다. 해당 기업의 기초(펀더멘털)보다는 테마나 뉴스 등 시세를 좇아다녔던 개인들이 조정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결국 개인들은 조그만 악재에도 지나치게 불안을 느끼면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중의 피해를 보았다. 누구 탓을 하기 전에 개인들의 천수답식 투자 행태가 주가 하락을 부른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시장과 주가지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다 죽어가는 듯하다가도 살아나고 살아난 듯하다가도 다시 활력을 잃기도 한다. 이처럼 생물 같은 시장에서 개인들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기초가 탄탄한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새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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