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유럽 해상운임 내달 또 인상

수출기업들 '초비상'<br>10개월새 최고 70% 급등… "수년간 더 지속"<br>기업 "해운사만 배불린다" 마진급감'울상'<br>해운업계선 "시장 수급따른 인상은 당연"



“유럽 항로의 해상 운임 상승폭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가전제품도 현지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로지텍의 한 관계자) 최근들어 아시아-유럽 항로의 해상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수출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운임 상승 추세는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물류비 부담으로 인한 수출 기업의 마진 압박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 해상 운임 10개월 새 70% 폭등했다 부산항을 출발해 유럽 지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의 운임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기준으로 1,300~1,4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9월 현재 운임은 2,200~2,300달러 안팎이다. 10개월여 만에 70%가량 오른 셈이다. 선사들은 오는 10월에도 일괄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어서 운임은 TEU당 2,400~2,500달러까지 오를 전망이다. 운임 인상의 원인은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주운임동맹(FEFC)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아시아-유럽 항로의 물동량은 152만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나 증가했다. ◇ 기업들 "벌어서 해운사 배불린다" 해상 운임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백재선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부장은 “선사들은 매 분기 해상 운임을 일괄 인상하는 것 외에도 성수기에는 할증료를 받고 있어서 수출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크다”며 “특히 외국 선사들의 경우는 몇 달 전부터 TEU당 200달러 안팎의 중량화물할증료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백 부장은 “이 같은 가파른 운임 인상은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군다나 현지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수출 기업들이 판매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류비 상승은 고스란히 수출 기업들의 판매 마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로지텍에 따르면 대형 냉장고를 기준으로 이달 현재 대당 물류비가 7월에 비해 최고 40달러나 올랐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유럽 수출의 경우 최근의 물류비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 해운사 "적자 노선도 있다" 시장논리 강변 이에 대해 해운업계는 선박에 비해 해상물동량이 넘치는 시장 상황에서 가격(운임)을 인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유럽 항로와 함께 주요 노선인 북미 노선의 경우 물동량이 아직 크게 늘지 않아 정상 운임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항로의 운임이 올해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북미 노선과 한-중, 한-일 등 근해 노선은 마진 없는 운항을 하고 있다”며 “시장 수급 상황에 따른 해상 운임의 변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상 운임을 둘러싼 양측의 마찰이 계속되자 해운ㆍ무역업계는 6월 구성한 협의체인 ‘선ㆍ하주협의회’를 본격 가동해 상생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선하주협의회는 10월19일부터 이틀 동안 인천에서 중국 석도로 가는 컨테이너선에서 분과별 회의를 갖고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