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로 노모 극적 상봉안인택씨 감격의 눈물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16일 전날 유일하게 노모를 만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안인택(66)씨가 어머니 모숙자(89)씨를 극적으로 상봉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건강하던 모씨가 노환으로 자리에 눕게된 것은 3개월 전. 모씨는 가슴에 묻어둔 큰 아들이 온다는 소식을 최근 전해들었지만 치매 증상까지 겹쳐 사람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난 15일 단체상봉 때는 현장에 나가지도 못했고 TV를 켜놨지만 알아보지도 못했다.
15일 밤 북측 상봉단의 박상원(65)씨는 96세의 노모 민병옥씨를, 연운봉(66)씨는 92세의 노모 박순희씨를 각각 쉐라톤워커힐호텔까지 찾아온 앰뷸런스 안에서 만나는 기회를 가졌지만 모씨 모자는 이조차 몰라 기회를 놓쳤다
.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대한적십자사는 모씨의 막내아들 안인석(58)씨에게 연락해 『내일(16일) 기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결국 모씨는 16일 오전 며느리 임영순(50)씨의 손을 잡고 앰뷸런스로 워커힐호텔을 찾아 인석·인수(62) 두 아들 형제와 함께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장남과 해후했다.
어머니는 여전히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초점 없는 눈빛이었고 큰 아들은 『불효자가 왔다』며 울부짖었지만 상봉의 기쁨은 누구 못지 않게 깊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8/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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