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임대주택활성화 방안은 취지는 좋지만 집에 대한 집착이 강한 국민성을 감안할 때 과연 성공을 거두게 될 지 의문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되는 지 미리 파악해 빈 집이 넘쳐 나는 임대주택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8ㆍ31부동산대책 1주년을 맞아 당ㆍ정ㆍ청이 마련한 대책은 오는 2012년까지 모두 116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공공택지내 임대주택공급비율은 50%로 늘리고 대신 민간분양용지는 30%로 줄인다. 부지확보가 어려운 도심에서는 다가구주택ㆍ미분양아파트ㆍ부도 임대주택 등을 사들여 국민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한마디로 집에 대한 생각을 ‘소유’에서 ‘주거’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임대주택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값안정이 우선돼야 한다. 집값상승이 예상된다면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역대정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함으로써 국민들 사이에는 아파트 등 집만한 노후대책과 투자수단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결코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아직도 낮은 현실에서 임대주택만 짓는다고 주택수요가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임대주택을 앞으로 정부나 주공 등 공공기관이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지와 임대주택 확대로 늘어날 재정 및 자금부담을 어떻게 해소 하느냐도 문제다. 서민들은 싼 가격에 임대주택에 살 수 있게 되겠지만 주공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돼 결과적으로 공공주택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주공은 이미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부채가 자본금의 배를 훨씬 넘어선 21조원에 이를 정도로 재무구조가 위협받고 있다.
민간주택부문을 위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집값상승을 초래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그 동안 1가구 다가구에 대한 중과세와 중소형 평형공급확대정책이 중대형의 가격상승을 초래했던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