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행선(行禪)이 주는 즐거움

요즈음 부쩍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부 인기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체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나이와 무관하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원로들의 건강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최근 모 일간지에 소개된 유명 인사의 건강관리법을 접한 적이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XㆍDㆍR로 요약돼 있다. 이는 운동(Exercise)ㆍ식사(Diet)ㆍ휴식(Rest)을 각각 의미하는 것으로 운동과 식사뿐만 아니라 휴식도 건강 관리의 한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 인상 깊었다. 지난 75년 수습사무관을 시작으로 30년 이상 유달리 일복이 많은 부서에서 몸담아온 필자도 무엇보다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했다 여러 가지 건강관리법 중에는 걷는 것이 가장 몸에 맞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걷는 것의 요체는 호흡이다. 10년 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되면서 마련된 국선도장에서 단전호흡을 시작하게 됐다. 단전호흡에는 와선(臥禪)ㆍ좌선(坐禪)ㆍ입선(立禪)ㆍ행선(行禪) 등의 방법이 있다. 와선은 누워서 호흡하는 것으로 호흡하기는 용이하지만 자칫 잠들기 쉽다. 가부좌하고 앉아서 하는 좌선은 다리에 무리가 간다. 서서 호흡하는 입선은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어 짬을 내 걸으면서 호흡하는 행선을 즐겨왔다. 필자가 하는 행선법은 머리끝 정중앙의 백회혈(白會穴)을 통해 받아들인 우주의 기운을 단전을 경유해 발바닥 중심부의 용천혈(湧泉穴)로 내보내는 단전호흡 방식이다. 우주의 맑은 기(氣)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몸에 탁한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는 호흡법이다. 30분 정도 행선에 몰입하다 보면 몸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고 입안에 단침이 고이게 된다. 행선은 별도의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가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필자는 점심식사 후 15~20분, 퇴근시 3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두고 차량에서 내려 걷는 행선을 일상화해왔다. 특히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업무에 몰입해야 했던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재직 시절에 행선은 망중한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 당시에는 일상화된 언론과의 접촉에서부터 국회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 협조 등으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격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기였다. 필자는 언제나 삶의 충만함과 즐거움을 수혈받아왔던 행선과의 인연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오늘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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