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의 공동상품인 KELF(코리아주가지수연계펀드) 판매가 부진,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 진 이 상품 판매를 위해 판매 첫날인 지난 20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ㆍ 신동혁 은행연합회장ㆍ오호수 증권업협회장 등 관계 및 금융계 기관장들이 앞다퉈 가입하며 홍보에 나섰지만 지난 25일 현대 은행권이 32억원, 증권업계가 28억원 어치를 파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는 26일 회원사 임원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KELF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증권사 영업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지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조정을 받을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섣불리 KELF 가입을 권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KELF가 지수 상승기에 수익을 올리고 하락기에는 손실을 보도록 돼 있어 시장 상황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날 현재 주요 증권사 KELF 판매 실적은 한투증권이 전체의 절반인 14억원을 팔았고 삼성증권이 3억3,000만원, LG투자증권이 1억원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동원ㆍ동양종금ㆍ교보증권 등은 판매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당초 2조~3조원의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겠다는 당초의 계획과 달리 200억~300억원 정도를 판매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KELF 판매가 저조한 것은 상품 자체의 문제에 기인한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채권 편입비중을 높여 원금보전이 매력인 일반 ELS 상품과 달리 주식 편입 비중이 높아 지수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성장형 KELF의 손실률이 9.4%로 제한돼 있지만 원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옵션비용이 포함돼 기준 지수보다 최소한 10.4% 올라야 한다. 기준 지수를 780포인트로 가정할 때 1년뒤 만기 때 지수가 861.12포인트까지 상승해야 원금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KELF는 원금보전이 매력인 ELS상품의 특성을 무시한 상품”이라며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