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FTA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큰 성과 없이 끝났다. 무역구제ㆍ자동차ㆍ의약품 등 핵심쟁점에 대한 이견은 그대로였고 미국측이 노동ㆍ환경분야에서 새로운 요구를 들고나와 외견상으로는 오히려 걸림돌이 추가된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당초 핵심쟁점을 고위급 논의에 맡기고 합의 가능한 분야에 협상을 집중하는 이원적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한데다 이들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도 있었다는 점에서 비관적으로만 평가할 일은 아니다. 특히 핵심쟁점에서는 미세하나마 진전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7차 협상에서의 일괄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협상은 이제 중대 국면에 들어섰다. 그 동안 협상을 통해 양측은 서로의 카드를 거의 다 제시했으며 이제 서로가 진정으로 주고받을게 무엇인지 결단을 내리는 단계에 왔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얻기만 하거나 주기만 하는 협상이란 없다. 그런 만큼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는 양국의 합리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핵심쟁점에 대한 미국측의 자세 변화가 절실하다. 무역구제, 자동차 관세 철폐, 섬유 문제 등은 한국으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FTA 추진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공산품의 미국진출 확대인 만큼 이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FTA의 명분이 없어지는 셈이며 결국 협상타결은 불가능하다. 미국이 법률개정 등의 이유를 들어 무역구제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려면 우리는 무려 100개가 넘는 법률을 개정해야 할 판 아닌가. 어느 의미에서 협상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분야에서의 개별적 국지적 전술이 필요했다면 이제부터는 큰 틀에서의 전략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상대방 의도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쟁점사항을 주고받는데 대한 득실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교하고도 효율적인 협상전략을 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내부의 전열정비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처럼 협상전략 문건이 사전에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 협상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최종전략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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