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대우 부메랑

『대우가 설마 어떻게 되겠습니까.』(98년 초 A투신사 B채권운용팀장)『펀드에 대우 채권이 있다면 돈을 빼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추가지원을 합니까.』(99년 7월 A투신사 C채권운용팀장)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대우 채권은 인기상품(?)이었다. 투신사들은 기관투자가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맡기면 수익률 100%를 보장한다」는 식으로 영업을 했다. 당시는 5대 그룹 회사채가 아니면 채권시장에서 발행이 안될 때였는데 대우 채권은 다른 그룹 채권보다 금리가 다소 높았다. 투신사들은 대우 채권을 사서 펀드에 넣어야 기관투자가들에 제시한 수익률을 맞출 수 있었다. 투신권이 대우 그룹의 주요 채권금융기관이 된 것은 이같은 배경이 있다. 스스로 필요에 의해 대우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이다. 투신사들도 대우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위험도가 크다는 뜻이니까. 투신사들은 그러나 「설마 대우가...」하며 대우 채권을 사들였다. 대우그룹에 대한 단기유동성 지원이 결정된 이후 투신사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대우 채권이 날카로운 부메랑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일부 투신사들은 올 초부터 대우 채권비중을 줄였는데 채권단 자율결의로 줄였던 대우 회사채와 CP를 재매입하기로 했다. 지금 투신사들은 대우 채권을 조금이라도 덜 떠안으려고 안달이다. 투신사들은 고객의 돈으로 대우 채권처럼 위험한 상품을 살 수는 없다며 투자자 보호를 들고 나온다. 1년 전에는 위험하지 않던 것이 지금은 상당히 위험해진 것일까. 단기유동성을 지원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정부나 설마하며 대우 채권을 사들였던 투신사들이나 대우에 지원되는 돈이 누구 돈인지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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