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빗장수비'에 막혀 '전차군단' 침몰

伊, 종료직전에 2골 몰아쳐… 24년만에 3번째 우승 도전

5일 새벽(한국시간) 펼쳐진 2006 월드컵 이탈리아와 독일의 준결승전 연장 후반 14분, 독일의 골키퍼 옌스 레만이 이탈리아 파비오 그로소의 골을 막으려고 몸을 던졌으나 공은 그물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2대0으로 이긴 이탈리아의 첫 골이었다. /도르트문트=AP연합뉴스


아주리 군단의 ‘빗장수비’는 역시 달랐다. 그물망처럼 촘촘하고 끈끈한 수비력은 이탈리아의 ‘사실상 무실점 우승’ 가능성까지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5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 14분 터진 파비오 그로소의 결승골과 1분 뒤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의 추가골로 개최국 독일을 2대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지난 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4년만에 대망의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빗장수비는 8강까지 11골을 몰아쳤던 ‘전차군단’ 독일의 막강 화력 앞에서 더욱 빛났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포백라인은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인 왼쪽 윙백 파비오 그로소(팔레르모)와 중앙수비수 듀오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ㆍ마르코 마테라치(인터밀란), 오른쪽 윙백 잔루카 참브로타(유벤투스)로 구성됐다. 이날 이탈리아 수비는 강인한 대인마크와 효과적인 간격 유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협력 등이 어우러지면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와 베른트 슈나이더(레버쿠젠)에게 한두 차례 공간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빠른 커버플레이로 득점 선두(5골) 미로슬라프 클로제(브레멘) 등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다. 아주리군단 빗장수비는 공격 기여도 뛰어났다. 연장 후반 종료 1분 전 터진 결승골은 공격에 가담한 왼쪽 윙백 그로소의 왼발에서 나왔다. 수비수들은 준결승전까지 뽑아낸 11골 중 4골을 결정지었다.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철벽 방어도 빛났다. ‘짠물수비’를 앞세워 이탈리아는 ‘사실상의 무실점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1득점, 1실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1실점도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리스티안 차카르도(팔레르모)의 자책골이었다. 상대 공격수에게는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셈이다. 미국전 실점 이후 453분째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전반에 유효슈팅을 한번도 날리지 못하는 등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 클로제와 포돌스키가 적극 공세를 펴고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 다비트 오동코어를 투입했으나 이탈리아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월드컵 승부차기 4전 전승 기록에 은근히 기대를 걸었던 독일 국민들은 119분만에 터진 골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