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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이종배 차장의 '재미있는 특허이야기' (2)

특허괴물, 라운드 락 리서치의 탄생



미국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 인근에는 라운드 락 시(市)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기도 광명시와 비슷한 규모의 작은 도시다. 이곳에 ‘라운드 락 리서치’라는 특허괴물 본사가 있다. 라운드 락 리서치(2009년 설립)는 전통 특허괴물에서 다소 변형된 형태로, 이 회사가 특허괴물의 대규모화와 변종 특허괴물 양산 등의 주요 단초를 제공한 주역이다.

전통적인 특허괴물은 개인 개발자들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이를 토대로 소송 등을 통해 로열티 수입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라운드 락 리서치 이전에는 이 같은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라운드 락 리서치가 제시한 새로운 특허괴물 형태는 우선 어려움에 처한 회사로부터 특허를 다량으로 매입한 것이다. 라운드 락 리서치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으로부터 특허를 사들였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회사다.


어려움에 처한 회사의 특허 매입과 더불어 라운드 락 리서치가 새롭게 개척한 것은 마이크론의 미 활용특허를 대거 사들였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으로부터 넘겨 받은 특허의 상당수는 미 활용 특허. 당연히 싼 값에 다수 매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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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락 리서치는 또 그 흔한 소송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라운드 락 리서치는 마이크론부터 싼 값에 사들인 미 활용특허를 토대로 소송도 하지 않았지만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그냥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기업들이 이에 따랐다.

라운드 락 리서치에 로열티를 내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애플, 소니, 델 등 내로라 하는 IT 기업이다. 마이크론으로부터 매입한 미 활용특허가 사실은 핵심 특허. 전 세계 IT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라운드 락의 특허를 사용해야 한다. 이 점이 소송도 하지 않았지만 라운드 락이 거액의 돈을 벌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아울러 라운드 락 리서치 홈 페이지에는 이들 기업들을 공개하고 있을 정도다.

라운드 락 리서치는 ▦어려움에 처한 회사의 특허를 매입했고 ▦특허도 미 활용특허를 사들였고 ▦이를 토대로 소송도 하지 않은 채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전통 특허괴물과는 다른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전통 특허괴물의 경우 특허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특허 소송을 진행하는 데 이 역시 돈이다. 그런데 라운드락 리서치는 이 같은 특허괴물의 통념을 깨뜨린 것이다.

라운드 락 리서치가 이 같은 모델을 제시하며 거액의 돈을 벌자, 그 뒤부터 이와 유사한 특허괴물들이 다량으로 쏟아졌다. 특허괴물의 새로운 장을 제시한 것이 바로 라운드 락 리서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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