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조선·해운·철강 새해엔 백조될까

비용 절감·업황 회복세… 철강·해운 부활 기대

조선은 대형 프로젝트 지연으로 부진 이어질듯


올해에도 박스권 탈출에 실패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은 미운 오리는 조선·해운·철강업종이었다. 올해 이들 업종의 대표 종목(업종 빅3) 평균 수익률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조선 -47.1%, 해운 -15.2%, 철강 -28.7% 등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3%)을 크게 밑돌았다. 한때 수출산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조선·해운·철강업종에 올 들어 시장경쟁 격화, 유가급락, 전방산업의 수요부진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전문가들은 철강과 해운에 대해서는 비용절감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황까지 되살아나며 내년에는 실적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한 반면 조선업종의 경우 유가급락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 발주 지연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24일 종가는 28만6,5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32만6,500원) 대비 1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의 주가는 24% 떨어졌고 동국제강(001230)은 무려 49.7%나 폭락했다. 올해 철강업체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결정적으로 자동차·조선 등 철강재를 많이 사용하는 전방산업의 침체였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경쟁 관계에 놓인 일본과 중국 철강업체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는 달리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의 주가는 부진을 거듭했다"며 "자동차·건설·기계·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이 철강업체의 주가 약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년 철강주를 바라보는 눈높이는 올해보다 한층 높은 곳에 맞춰져 있다. 고로업체들의 이익을 결정 짓는 철강 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 격차가 전 고점 수준으로 회복된데다 중국의 금리인하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철강수요를 자극해 수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제조원가 하락에 따른 실적개선의 가시성이 높아 철강업종 주가도 완만한 우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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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와 기업 펀더멘털 부실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운업종도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유가급락으로 연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내년 영업이익 증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류 소비단가가 시장가격에 두 달가량 후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유가하락 수혜는 올 4·4분기에 시작해 내년에 본격화할 것"이라며 "유가가 영업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선사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운업체 수익성 개선의 핵심인 물동량도 올해보다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컨테이너사들의 내년 아시아~미주항로 물동량은 전년 대비 5.5%,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은 6.1% 증가한다. 기업 펀더멘털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해운사들이 법정관리와 적극적인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적인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선업종의 내년 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올해 현대중공업(009540)(-53.3%), 대우조선해양(042660)(-44.2%), 삼성중공업(010140)(-43.9%) 등 조선 빅3의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업종 대표기업의 잇따른 어닝쇼크와 선박가격 하락에 국제유가급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까지 겹치며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업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5년 이후 여전히 저점에 머물며 가격 메리트는 분명 있지만 실적이 크게 나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주가가 워낙 낮아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내년에도 실적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수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국내 빅3 조선사의 예상 신규수주금액은 총 3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간 생산능력의 30%를 밑도는 것으로 수주 경쟁 격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유가하락으로 천연가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원유뿐만 아니라 가스 관련 해양 프로젝트 발주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상선 발주는 늘겠지만 해양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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