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에 대한 각종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자산의 계층별 불평등 정도가 소득 불평등 정도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으로선 제대로 된 소득도 없으면서 집값이 뛰는 것만 바라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내놓은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계층간 주거수준 격차를 보여주는 보여주는 1인당 주거면적 지니계수는 지난 93년 0.35에서 2002년 0.235로 상당히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주택자산의 지니계수는 0.489에서 0.510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지니계수가 0인 경우는 동일하게 자산ㆍ소득이 분배된 것을, 1일 경우는 한 사람에게 집중된 불평등 분배를 의미한다. KDI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주택자산의 불평등 정도는 소득불평등 정도(2002년 소득지니계수 0.351)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의철 건국대 교수는 “현재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연속성과 체계성이 떨어지고 단기 위주의 임대주택 공급으로 재고가 부족한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지불능력을 감안해 입주대상자를 선정하고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향으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변경할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주거급여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생계급여와 분리해 최저주거기준 및 소득수준과 연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간ㆍ계층간 형평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또 이번 보고서에서 “모기지론의 안정적 확보와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해 현재의 은행이나 보험사 외에 모기지론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새로운 금융기관의 설립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기지론은 부동산을 담보로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KDI는 MBS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MBS상품 표준화, 연기금의 MBS 채권 투자제약 완화, MBS 및 국공채 전용기금 도입 등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