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의 주가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유가 역시 상승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고유가에 대해 면역력이 생긴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주식시장이 워낙 강세여서 투자자들이 아직 유가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미국 주식시장은 다우지수는 상승한 반면, 나스닥은 세계 주요 지수중 유일하게 하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주가 만큼 재료에 대한 반응도 복잡했는데, FRB가 경제성장 지속을 배경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은 반면, 원유 재고가 6주 연속 감소한 것은 부담이 됐다. 유가가 66달러까지 치솟았음에도 장기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단기 시장에는 부담 요인인 것만은 틀림없다. 종목별로는 정유주인 엑손모빌과 뉴스 콥이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상승했다. 유럽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호전과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가 상승 요인이었다. 영국은 금융주와 유가 강세를 배경으로 상품 관련주가 시장을 선도했는데 상반기 순이익이 급증한 스탠더스차터드은행과 BHP 빌리튼이 대표 주자였다. 독일은 주간으로 2% 이상 상승했다. 특이한 것은 항공주 상승이었는데 루프트한자가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7월 승객수가 증가해 상승 마감했다. 아시아 주식시장 역시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했다. 일본 주식시장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주간으로 4%, 일간으로 3일 연속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보기 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우정관련법 부결로 중의원이 해산되는 등 정치 상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일본 정부와 은행이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피력하고, 외국인이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 상승 요인이었다. 홍콩 역시 4년 반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기업 실적 호전이 상승 배경이었는데 가입자 확대 및 신규사업 호조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린 차이나모바일이 시장을 선도했다. 대만은 차익 실현으로 우울하게 한 주를 마감했다. 종목별로 하이테크 컴퓨터와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 윈드본드 등 수출주와 TSMC, UMC 같은 기술주가 약세였다. 나스닥 지수 하락으로 IT경기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것이 대만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2ㆍ4분기 S&P 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11%로 집계됐다. 이익 발표가 시작되던 시점에 예상치가 7%였으니까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올린 것이다. 이 부분이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주식시장을 끌어 올리는 원동력이었다. 이제 실적 발표하는 이벤트가 끝나고 있다. 관건은 경제 지표들이 실적의 바톤을 이어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일단 현재까지는 다소 힘에 부쳐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나라는 덜하지만 미국 시장은 치열한 매매 공방을 벌이고 있다. 3월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시장이 하락하는 초기에 다른 나라 주가는 상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조화가 진행됐다. 만일 미국 시장의 매매 공방에서 매수가 이기지 못하면 그 때는 유가가 너무 큰 악재로 다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