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마늘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16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에 비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현재 중국 베이징 등의 대도시의 마늘 가격이 올 3월에 비해 15배 이상 뛰었다고 보도했다. 일부지역에서는 40배나 뛰었다.
중국 상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늘 1킬로그램의 평균 가격은 6.14위안(약 1,000원)으로, 이는 3월 대비 10배이상 급등한 것이다. 올 초 마늘가격은 킬로그램당 0.53위안(약 90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마늘가격 폭등은 공급 부족과 사재기 수요가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불황으로 마늘 가격이 폭락, 많은 농가에서 마늘 농사를 포기했다. 그런데 올 들어 마늘이 신종플루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항저우의 한 고등학교는 마늘 200kg을 사 학생들에게 점심때마다 먹도록 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수급 요인 외에도 마늘 버블의 근본적 원인이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처럼 고전적인 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모간스탠리의 제리 루 전략가는 전국 도매상들에게서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투기세력들이 마늘처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시장에 몰려 가격을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는 "창고, 현금, 트럭 몇 대만 있으면 된다"며 "마늘을 창고에서 다른 창고로 옮기기만 해도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늘 도매업계 수장들의 증언도 이와 비슷하다.
중국은 미국,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 마늘 생산국으로서 세계 공급량의 3/4을 생산한다. 중국 상무부는 의약계 주장을 인용, 마늘이 만병통치약은 물론 신종플루에 대한 치료제가 될 수 없다고 마늘 투기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FT는"외국에서의 수입 수요도 많아져 중국의 마늘 값은 당분간 폭등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어쨌든 중국산 싼 마늘로 피해를 입은 미국이나 유럽의 마늘 농가에도 희소식이 생긴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