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권 새해 전략] ‘실리경영’ 주력 건전성 높인다

금융권의 새해 경영전략의 요체는 `실리 경영`으로 요약된다. 시중은행들은 무리하게 예금과 대출을 늘리는 대신 수수료를 얻을 수 있는 부대업무를 늘려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늘린다는 공통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보험사들 역시 일방적인 영업확장에 매달리는 대신 영업조직을 전문설계사 위주로 재편하고 전략상품 판매와 방카슈랑스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강화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할부사들은 리스ㆍ팩토링ㆍ할부업무를 늘려 가계대출과의 균형을 맞추는 등 영업기반을 새롭게 정비하는 게 올해의 목표다. 이밖에 저축은행들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상품개발에 애를 쓰며 대금업체와의 시장경쟁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은행ㆍ보험ㆍ할부ㆍ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회사의 또 다른 공통된 화두는 `건전성`이다. 금융계는 가계대출 부실화를 막고 이미 발생한 부실자산을 정리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느라 새해 벽두부터 분주하다. ◇은행=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2002년까지는 예대마진을 통한 자산 위주의 영업이 주요 경영 전략이었다면 올해는 영업 수익 가운데 수수료 수입 비중을 대폭 늘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이 합병 등으로 혼란할 때에 우리은행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선도은행의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투자은행(IB)업무 ▲중소기업 컨설팅 ▲ 국민주택기금 ▲방카슈랑스 업무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 2003년 영업전략은 우리은행과 거의 비슷하다. 김정태 국민은행장도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전산 시스템 통합 및 인적화합 등 성공적인 통합에 중점을 뒀지만 올해에는 본격적인 합병시너지 창출을 위해 투신 및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수수료 수익 극대화를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주사를 매개로 해 증권, 투신, 보험 등 계열사와의 연계 비즈니스로 가외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조속한 통합작업과 병행해 옛 서울은행 고객을 이탈하지 않도록 끌어안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밖에 외환ㆍ한미ㆍ제일은행은 물론이고 농협 등 특수은행들도 수수료 수입 확충과 자산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의 과제로 꼽고 있다. ◇국책ㆍ지방은행=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에 맞게 역할을 재정립하는 게 올해의 공통된 목표다. 산업은행은 벤처캐피털 등이 쉽게 지원하지 못하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건용 산은 총재는 “기업금융 노하우를 투자업무와 긴밀하게 연계해 기업의 직접금융 수요에 맞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경우 그 동안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했던 정책에서 벗어나 영세 중소업체들에 대해서도 대출 등의 금융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영회 수출입은행장은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르는 위험을 부담해주고 해외투자에 필요한 전문적인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데도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는 추세에 맞서 지방은행들은 지역밀착경영을 보다 강화, 지역 은행으로서의 아성을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산ㆍ대구은행 등은 지역 소재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대형 은행들이 놓치기 쉬운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는 금융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사=보험업계는 올해 8월부터 시작되는 방카슈랑스로 인해 외부 영업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 같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확보를 새해 경영의 목표로 잡고 있다. 특히 생보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 조직의 혁신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설계사 모집ㆍ영업 방식의 개선과 함께 고능률 모집인 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자산운용의 안정성 및 수익 극대화를 위해 신규 운용 수단 개발 및 확대와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손보업계는 외부 환경 변화와 함께 알리안츠, 교원나라 등 신설 손보사와의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손보사는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한편 생산성을 끌어 올리기 위한 성과주의 경영 정착을 구상하고 있다. 또 삼성화재 등 대형사는 지난해 사회 문제화 됐던 불법 보험모집 관행 척결을 위해 정도경영을 올해 경영의 첫번째 목표로 삼고있다. 이를 통해 민원과 중도해약을 사전에 차단하는 보험상품의 `완전 판매`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할부사ㆍ저축은행=할부금융사들의 올해 최대 현안은 가계대출 부실비율을 줄이고 기계류 할부 등 할부비율을 늘려가는 것. 할부업무 비율을 50%이상으로 높이라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가계대출에 주력했던 할부사에 비상이 걸렸다. 이를 위해 삼성캐피탈, 롯데캐피탈, 동원캐피탈 등 대부분의 할부사들은 오토리스와 기업리스 시장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의 급격한 부실화로 인해 올 상반기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일이 올해 최대의 과제. 이미 인터넷 대출 등 틈새시장을 파고들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대형 대금업체들은 올해가 대부업 시행 원년인 만큼 공격경영으로 기반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특히 일본계 대형 대금업체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축은행과의 한판 승부를 자신하고 있다. <금융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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