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2일(이하 한국시간) 개장한다. 여름 이적시장은 시즌 개막 직전인 7~8월 두 달간 계속돼 시즌 중인 겨울 이적시장보다 '깜짝' 이적이 활발한데 올해는 월드컵 기간과 겹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찌감치 레이더를 가동, 타깃을 찍어놓은 빅 클럽들로서는 월드컵이 계약을 위한 최종 테스트 현장인 셈이다. 지금 브라질에는 유럽리그 각 팀 감독이 날아들어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살피고 있다.
◇수아레스 바르셀로나로, 산체스 리버풀로?=스캔들로도, 이적설로도 브라질 월드컵 최대 화제는 역시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다.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 수비수를 깨물어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와 4개월간 축구 활동 금지 징계를 받은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는 1일 트위터에 "내 행동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마침 이적 임박 보도가 나온 것도 1일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에 이적료로 8,000만파운드(약 1,380억원)를 주고 이번주 안에 수아레스 영입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가 수아레스의 징계를 완화하고자 전문 변호사를 고용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4개월 징계가 그대로 적용되면 수아레스는 8월 개막하는 스페인리그에서 첫 두 달 정도를 뛰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잉글랜드 축구 전설 게리 리네커는 "바르셀로나는 이적이 성사되려면 수아레스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다시는 사람을 물지 않겠다는 수아레스의 트윗이 이적을 위한 계산된 다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31골 12도움) 수아레스는 이번 대회 2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그에게는 코소보에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다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코소보리그의 하이발리아 구단은 리버풀에 수아레스의 4개월 단기 임대를 제의했다. 구단 측은 코소보는 FIFA 가맹국이 아니기 때문에 "4개월간 축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FIFA의 징계도 코소보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칠레의 골잡이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는 거꾸로 리버풀로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에 5,000만파운드를 내고 3,000만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산체스를 추가로 양보해 수아레스 영입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체스는 바르셀로나 잔류 또는 아스널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체스는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동점 골을 터뜨리는 등 월드컵 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7위 굴욕 맨유, 분노의 영입?=월드컵 기간 영입 작업으로 가장 바쁜 팀은 단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지난 시즌 EPL 7위의 수모를 씻고자 여름 이적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음 시즌부터 맨유를 이끌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은 대표팀의 우승 도전에다 맨유 재건 작업까지 챙기느라 두 배로 바쁜 월드컵을 보내고 있다. 맨유는 이미 지난달 말 수비수 루크 쇼(전 사우샘프턴)와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전 빌바오)의 영입을 확정 발표했고 올 1월부터 눈여겨봐 온 칠레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 영입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미국 ESPN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맨유에 최소 4,500만파운드(약 779억원)는 받아야 비달을 팔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맨유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1억5,000만파운드(약 2,500억원)의 돈 보따리를 풀 계획. 비달 외에 미드필더 나이절 더용(AC밀란), 수비수 브루누 마르팅스 인디(페예노르트)도 영입 타깃이다. 더용과 마르팅스 인디는 네덜란드 대표팀 소속. '판할 커넥션'이 네덜란드 선수들의 대거 맨유 입단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